[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을 아는가? 우스갯소리로 엄복동의 나라(자전거만 훔친다는 뜻)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대한민국에서의 자전거 절도는 일상생활 범죄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생하는 범죄 중 하나라는 뜻이다.

전국 최고 수준인 자전거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자랑하는 세종시에도 자전거 절도 주의보가 내려졌다.
세종경찰청에 따르면 ’24년 5월 한 달간 세종시에서 발생한 전체 절도 89건 중 자전거 절도가 21건을 차지했다. 3월과 4월에 발생한 자전거 절도 건수(각 11건)와 비교해보면 91%가 늘어난 수치이다. 야외활동이 높아진 요즘 자전거 이용객들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절도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2년 경찰청 범죄통계를 살펴보면 다른 16개 시·도의 자전거 절도 건수가 전체 절도 건수 중 6.6%로 집계되는데, 세종시의 자전거 절도 비율은 월평균 16.1%로 약 2.5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세종시에 자전거 절도 범죄 발생과 비중이 유독 큰 이유는 무엇일까?
세종시는 매월 8일 ‘자전거 타는 날’을 조례로 지정해 운영하며 ‘세종시 = 자전거 특화도시’로 공식화했다.
더불어 행복도시 특성상 차량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끔 설계된 도로 체계와 산책로와 같이 공원과 광장이 많아 자전거 이용률이 전국 지자체 대비 높은 편이기도 하다.
이렇듯 자전거 이용이 점차 늘어나면서 자전거 절도 범죄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절도 예방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개개인의 노력과 습관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특단의 예방책은 바로 잠금장치이다. 최근 세종경찰청에서 논의한 범죄예방 전략회의에서 잠금장치 미시정 시 절도 피해 발생 가능성이 약 4.5%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주차 후 불과 10분 내외에서 3시간 내 즉, 단시간에 절도 피해가 다수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었다.
상가나 아파트 단지 등 자주 방문하거나 거주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잠금장치 없이 잠깐 주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소한 습관부터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나 요즘은 수백, 수천만 원 상당의 고가 자전거가 늘어나면서 금전 취득을 목적으로 자전거를 훔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잠금장치에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번거롭더라도 잠금장치만 시정해도 자전거 절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전거를 언제 어디에 주차해도 안심할 수 있는, ‘자전거 도둑이 없는 안전한 자전거 도시’ 세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