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광천김을 세계 식탁 위에 올려놓은 주역, 최규복에게 수여된 수출산업훈장은 단순한 개인 포상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 산업의 집념이 국가 경쟁력으로 승화된 한 편의 산업사(産業史)이다.
김 산업은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니었다. 원초적으로 원재료의 불안정성, 계절과 기후의 변수, 유통·브랜딩의 장벽은 늘 높았다. 그 속에서 최 회장은 40년을 한결같이 ‘광천’에 머물렀다.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품질 기준을 낮추지 않았으며, “김은 식품이자 문화”라는 신념으로 표준화·위생·가공기술에 투자했다. 수출은 결과였지 목적이 아니었다.
그가 이끄는 솔뫼에프엔지의 전략은 명확하다. 첫째, 원초의 선별과 공정 관리로 맛의 일관성을 확보했다. 둘째, 글로벌 식문화에 맞춘 규격·패키징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셋째, 지역 어가와의 상생으로 공급망의 신뢰를 쌓았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며 광천김은 ‘한국 김’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수출산업훈장은 숫자 이상의 상징을 담는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신뢰라는 점, 지역 산업도 글로벌 기준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특히 K-푸드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최 회장식의 장기 투자와 현장 중심 경영이 필수다.
더 주목할 대목은 사회적 책임이다. 최 회장은 지역 고용, 장학·나눔, 어촌과의 공정 거래를 기업의 본령으로 삼아왔다. 수출 실적이 늘수록 지역에 환원하는 구조를 만들었고, 이는 다시 품질과 신뢰로 되돌아왔다. 선순환의 모범이다.
오늘의 훈장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광천이라는 지명이 세계로 나아간 사건이다. 광천에서 세계로—그 문장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의 기록이다. 최규복 회장의 수출산업훈장은 한국 식품산업이 가야 할 길을 또렷이 가리킨다. 꾸준함, 품질, 그리고 상생. 이 세 단어가 국가 경쟁력의 근간임을, 그는 40년 외길로 증명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