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첫걸음 뗀 충남 농촌유학, 지방소멸 해법 될까?
[현장취재] 첫걸음 뗀 충남 농촌유학, 지방소멸 해법 될까?
  • 조홍기 기자
  • 승인 2024.08.28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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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태안 이원초‧공주 마곡초 시범 운영
내년 정식 사업 전환 앞두고 대도시에서 문의 ↑
관건은 ‘집’… 체류 환경 위한 예산 지원 절실해

[충청뉴스 공주 = 조홍기 기자] 충남 농촌유학이 올해 시범학교 운영을 토대로 내년 정식 사업 전환을 앞두고 있다.

농어촌에서 생활하며 학교를 다니는 농촌유학은 현재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도시 학생들은 자연 친화적 교육을 배우고, 지방은 폐교 위기를 벗어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충남의 경우 후발주자로 평가받으며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올해 시범 운영에서 자신감을 얻으며 내년도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1학기를 마친 충남 농촌유학 시범학교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점검해 봤다.

도시 떠나 힐링학교로… 농촌유학 계속 증가

현재 충남 농촌유학 참여 학생 현황을 살펴보면 모두 16명. 학교별로 보면 마곡초 10명(유치원 2명 포함), 이원초 6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과밀학교인 천안과 아산에서 유학을 왔다.

농촌유학 학교들은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시작했지만 현재는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남다른 교육을 선사하고 있다.

학교 바로 앞 계곡이 흘러 ‘자연 속 힐링학교’라는 특색을 가진 공주 마곡초는 생태체험학습과 생활 실천 환경교육이 강점이다. 마곡초 관계자는 “자연친화적 공간 속에서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교육 프로그램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공주 마곡초 생태체험학습 모습
4~6학년이 교실에 함께 모여 밴드 활동을 즐기는 모습. /조홍기 기자
4~6학년이 교실에 함께 모여 밴드 활동을 즐기는 모습. /조홍기 기자

실제 마곡초는 당초 6개월 체류를 신청했던 1학기 학생들 모두 2학기까지 연장했으며 6학년 졸업 때까지 다니기를 희망하는 학생도 있을 만큼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농촌유학이 내년 정식 사업으로 전환하면 학생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모집 대상을 43학급 이상 재학생으로 제한했지만 내년에는 서울과 경기 등 타 시도에서 유학생을 모집할 수 있는 변화가 생긴다. 또 현재 2개교인 운영학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정식 조사 전이지만 충남에서 9개 학교가 농촌유학 학교로 희망 의사를 밝혔다”라며, “정식 조사에 들어가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집’… 체류 가능한 주택 조성 예산 절실해

1학기 운영 결과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농촌유학 성공 요소로 ‘집’을 꼽았다. 수요는 많지만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주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주 마곡초도 이번 2학기에 16명(10가구)이 신청했지만 7명(4가구) 밖에 받지 못했다. 가족들이 새로 들어올 수 있는 주택이 충분치 않고 상태 또한 집 마다 차이가 컸기 때문.

농촌유학 활성화에 앞서가고 있는 전라도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앞장서 가족체류형 거주 시설을 잇달아 준공하고 있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과 단독주택이 새롭게 지어지는 등 농촌유학을 희망하는 가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만들어 가고 있다.

충남교육청도 현재 가구당 월 60만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필요한 주택을 확보하고 교통 및 통신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지자체가 응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곡초 관계자는 “체계적인 주택 관리를 통한 거주 환경 조성에 지자체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역사회에서도 농촌유학 가족들을 위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지역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인구 유입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예산 지원이 있으면 사업을 운영하고 확대해 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도와 충남교육청은 오는 9월 농촌유학 업무협약을 앞둔 가운데 후발주자였던 충남이 농촌유학 선두주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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