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 공개적으로 입을 열었다.
최근 영화 촬영지와 대전특수영상영화제 폐막작 상영을 놓고 대전시를 상대로 국회의원들의 자료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허 시장이 “문화예술에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정치권의 문제 제기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허 시장은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암살자들 논란에 대해 “저도 그 영화를 봤다”며 “도대체 왜 이걸 갖고 문제를 삼는지, 왜 이렇게 흥분할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 대해 “픽션과 논픽션이 섞여 있어 경계 지점에 대한 혼란이 일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관점에 따라 이런 시각에서 볼 수도 있고 저런 문제의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어떤 세력을 폄하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과 관계없이 이미 관련 논의와 논란은 언론에서 수없이 다뤄졌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의 공세가 문화예술에 대한 이념 논쟁으로 번지는 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허 시장은 “마치 사상 검증하듯이 옛날 7·80년대의 논리를 다시 지금 들이대는 것 같다”며 “문화예술 분야는 상상력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기에까지 이념적 잣대를 들이댄 세력들의 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영화 촬영을 위해 제공한 옛 충남도청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허 시장은 “대전의 옛 충남도청사가 영화에 아주 예쁘게 잘 나왔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공간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저격 사건과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가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루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고, 최근에는 출연 배우 유해진 씨 자택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정치·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됐다.
대전에서는 지난해 영화 촬영이 진행된 데 이어 지난달 열린 제8회 대전특수영상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면서 논란의 불똥이 튀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대전시의 촬영장 제공 경위와 영화제 폐막작 선정 과정, 행정·재정 지원 여부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