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 구매 비율 채우기 넘어 '블루오션' 신사업 발굴 및 현장 매칭 박람회 추진"
- 여성기업 "우리는 시혜 대상 아닌 경제 주체… 실무 장벽 낮춰달라"
- 공공기관장들 "기관 간 칸막이 걷어내고 '구매 매칭 판매전' 개최 약속"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특별자치시 산하 공공기관과 지역 여성기업인들이 단순한 법정 의무 구매 비율 채우기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관내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실질적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세종시설관리공단(이사장 조소영) 주최로 17일 오후 2시 세종테크노파크 6층 강당에서 열린 ‘세종시 공공기관 및 지역협회 관계자 소통간담회’에서는 세종시 산하 공공기관장 및 실무 책임자들과 세종여성기업인협의회(회장 이연재) 회장단 및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해 관내 기업 보호와 상생협력을 위한 끝장 토론을 펼쳤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종시설관리공단 재무회계팀의 ‘공공구매 현황 및 상생협력 방안’ 보고를 통해 관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공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윈-윈(Win-Win) 전략'이 제시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공단 측은 청소, 조경 관리, 소독 방역, 홍보물 제작 등 기존의 ‘레드오션’ 분야는 관내 제한을 걸어도 평균 100 대 1 이상의 극심한 입찰 경쟁이 벌어져 실제 지역 기업들이 낙찰받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세종시 관내에 업체가 거의 전무해 타 지역(서울·대전 등) 기업에 의뢰하고 있는 ▲승강기 유지관리업 ▲소방 작동·종합 정밀 점검 영역 ▲공공기관 CS 전문 컨설팅 및 신입사원 교육 ▲채용 검증 대행 등 ‘블루오션’ 분야를 제시했다.
관내 여성기업들이 이러한 신규 사업 군을 발굴하고 역량을 갖춘다면 공단 측에서도 과감하게 전폭적인 수의계약 및 우선 발주를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이다.
또한, "공단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개년 동안 총 175억 원 규모의 관내 제품을 구매해 왔으며, 여성기업 구매 실적의 경우 법정 의무 비율(물품·용역 5%, 공사 3%)을 매년 400%에서 최대 1400%까지 초과 달성하며 24년 지역업체 보호강화 우수기관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계약법에 의거, 여성기업에 대해서는 1인 수의계약 한도가 일반기업(2200만 원)보다 높은 55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까지 보장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여성기업인협의회 이연재 회장(친환경 도로안전시설물 및 건축자재 제조)은 "협의회 소속 85개 회원사의 총매출은 약 3000억 원에 달하고 고용 창출 인원만 1000여 명이 넘는다"라며, "여성기업은 단순히 도움을 바라는 약자나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세종시 지역경제를 리드하는 당당한 주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기업 운영을 통해 얻은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매년 1000만 원씩 기부해 총 6000만 원 이상을 세종시에 환원했다"라며 공공기관장들이 여성기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동반자로서 바라봐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에 참석한 여성 기업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디자인 및 직접생산 인증 등 24가지 요건을 갖춘 김미란 총무는 "세종시 기업들이 품질이나 ISO 인증 등 기술력 면에서 대기업이나 타 지역 업체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데도 여전히 대전이나 청주 등 외지 업체들이 발주를 독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피치 및 CS 교육 전문 기업을 운영하는 김경민 대표(플라잉스피치)는 "간담회 취지에 공감해 대전에 있던 업체를 최근 세종으로 직접 이전했다"라며 "관내 공공기관들이 멀리 서울이나 대전에서 강사를 초빙하지 말고 관내 전문가 자원을 발굴해 줄 것"을 역설했다.
세종로컬푸드(주) 정효희 본부장 역시 "관내 농업 분야에도 헌신하는 여성 농업인들이 많다"라며 로컬푸드 인프라 활용을 제안했다.
특히 기업인들은 "기관장들의 상생 의지는 높으나, 막상 일선 부서의 구매 담당 실무자를 찾아가 카탈로그를 전달하고 홍보하려 하면 문턱이 여전히 높고 대면조차 어렵다"라며 실무 현장의 장벽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세종시 산하 공공기관장들은 적극적인 제도 개선과 실천을 약속했다. 조소영 세종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발주 정보와 여성기업들의 품목 레퍼런스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플랫폼화하고, 실무자들이 관내 업체를 먼저 찾을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매칭하겠다"라며, "단순히 한 번 모이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실무자 간담회를 정례화하여 목표치(75%)를 월별로 직접 챙기겠다"라고 밝혔다.
올해 새로 취임해 간담회에 첫 참석한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박영국 대표이사는 "재단 계약 건 중 약 39%가 여성기업과 이루어지고 있으나 주로 2000만 원~5000만 원 사이의 수의계약 구간에 집중되어 있다"라며, "문화재단 특성상 기획, 전시, 공연 관련 관내 여성기업들이 많이 창업하고 제안해 준다면 적극적으로 계약을 확대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세종도시교통공사 도순구 사장은 "공공구매 실적을 높이면 정부 유공 포상 등 기관과 직원들에게도 큰 인센티브가 되는 만큼, 직원들이 먼저 여성기업 제품을 찾도록 마인드를 혁신하겠다"라며 "단순히 카탈로그만 보는 것을 넘어 기관 구매 담당자들과 여성기업 판매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직접 토론하고 제품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정해직 원장 역시 "사회적경제기업뿐만 아니라 관내 여성기업과 중소기업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장을 시도하겠다"라며 현재까지 약 22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 자금 보증 지원을 하고 있음을 밝히고 상생 노력을 약속했다.
세종시사회서비스원 김기현 부장도 "소속 16개 시설에 여성기업 우수 물품을 적극 안내하여 사각지대 없는 구매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세종시 공공기관들과 여성기업인협의회가 연대하여 단순 전시회가 아닌, '실무자-기업 간 다이렉트 구매 매칭 판매전'을 하반기에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하며 실효성 있는 성과를 남기고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