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Singapore)이란 단어의 뜻은 산스크리트어로 싱가(Singa)는 사자이고, 푸라(Pura)는 도시라는 뜻이므로, 이를 합성한 단어로 ‘사자의 도시’라는 의미를 지닌다.
지난날 동남아의 중심 무역항에서 중국이 개방되면서 서서히 화교를 중심으로 세계 무역체제가 재편되면서 세계 무역의 중심도시로 급부상한 싱가폴은 5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말레이반도 끝에 위치한 도시국가이다.
18세기 초까지 작은 어촌에 지나지 않았지만 영국인 토마스 스템포드 레플즈경(Sir. Thomas Stamford Raffles)이 싱가폴강 하구에 상륙한 이래 1824년 동인도회사가 설립되어 중계항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영국령으로 있다가 1957년에 말레이시아 연방으로 독립한다.
1959년에는 영국 연방내 자치주로, 1963년에는 말레이시아 연방에 속하게 되는 많은 과정을 거쳐 1965년에는 말레이시아로 완전히 독립하여 UN에 가입하였다.
인구의 80%이상이 중국인으로 말레이시아 땅에 세운 또 다른 작은 중국으로, 영어를 관용어로 상용하고 있다.
자유무역항인 싱가폴의 일반적 생활의 규제는 엄격하고 다양하기로 유명하다.
싱가폴에 가려면 츄잉 껌(Gum)을 소지하고 들어가면 안 된다는 소리에 은근히 긴장을 할 수밖에 없지만, 깔끔한 도시의 전경을 보면서 감탄할 수밖엡.
싱가폴에서 며칠 있다보면 내심 인공으로 만들어진 도시에 인조인간들이 살아가는 듯한 가공된 느낌을 받게 된다.
싱가폴의 높은 빌딩군 중에 형태가 가장 중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빌딩은 바로 ‘선텍시티’이다.
1997년 준공된 이 빌딩은 DP Architects Private Limited가 설계를 하였고, 우리나라의 현대건설과 쌍용건설이 함께 시공한 높이 181m의 고층건물이다.
특히 쌍용건설은 인근에 싱가폴의 경제력을 상징으로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기록된 73층 높이의 레플즈 시티(Raffles City Complex)를 시공한 이후에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 빌딩을 수주하게 되었다.
대지가 10만 평방미터나 되는 이 곳은 원래 매립지였던 곳으로, 건물의 용도는 국제 컨벤션 및 전시시설, 즉 전람회장이다.
‘선텍시티’의 의미는 ‘성과 혹은 성취’로 동서양의 무역의 거점에서 동서양의 만남의 장소로 발돋움하려는 싱가폴 정부의 강한 의지의 표상이기도 하다.
자국인이 아닌 홍콩의 재벌 11명이 투자해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가장 큰 매머드 급의 회의장소와 전람회장을 만든 것으로 한번에 1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람회장과 대형극장, 백화점까지 갖춘 내부의 용도나 규모가 한 개의 소도시이다.
싱가폴 역사상 가장 큰 이 건물은 국제회의장을 중심으로 5개의 오피스타워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주제별로 갤러리아, 트로픽스, 화운틴 테라스 그리고 엔터테이먼트 등으로 나누어진다.
전체적인 건물의 모양이 사람의 왼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엄지손가락은 18층 컨벤션 홀과 전람회장이고 나머지 4개의 손가락 군은 45층의 사무실이며, 손바닥에 해당하는 곳은 백화점과 음식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건물의 건축적 이념은 이곳에서 근무하거나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주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건물이기를 기원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건물의 중앙에 위치한 ‘풍요의 분수대(Fountain of Wealth)’이다.
높이가 13.8m나 되는 원통형 황동 기둥 4개가 받쳐주는 반경 21m의 원형테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풍요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힌두교리에 의한 원형을 기조로 만들어진 이 분수대는 1998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분수대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물은 모든 자연과 만물의 근원이기도 하다.
서양적인 사고에서 시작하며 분수대의 물줄기는 위로 치솟아 오르면서 힘을 상징하는데 반해, 동양적인 사고로 자연에 순응하는 형태인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당연한 이치를 강하게 표방하고 나선 상징물이기도 하다.
일상적인 회화에서 보듯이 서양화에는 건물이나 광장에 위로 솟구치는 분수를 그려 넣으면, 동양화에는 자연 속에 물줄기가 낙하하는 폭포를 그리는 심성일 것이다.
건물 내 중정의 한가운데, 지상 14m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수십 갈래의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바닥을 치는 요란한 소리에 빠져들고 만다.
요란하게 떨어지는 힘찬 물줄기도 땅으로 떨어지면 결국 모두 모이고 흘러서 고요한 바다로 들어가고 만다는 자연의 섭리를 보여주고 있다.
/ 유병우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