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인증제 신뢰하지만 인식도 낮아
친환경인증제 신뢰하지만 인식도 낮아
  • 조강숙 기자
  • 승인 2006.11.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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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산물 ‘안전 먹거리’ 맞나

‘93년 2월 유기농산물에 대한 품질인증제가 시행된 이후 ‘97년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친환경인증농산물이 생산 유통되고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한 세계적 추세, 그리고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농업의 미래 핵심전략은 단연 친환경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각종 먹을거리로 인한 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남에 따라 식품에 대한 불신이 사회전반에 팽배,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는 친환경농산물(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의식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농업정책도 농산물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소비자의 기호에 부응할 수 있는 안전한 농산물 공급에 역점을 두면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려는 농가와 재배면적이 크게 늘고 있지만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아직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 5월 1일부터 20일까지 대전주부교실(회장 송병희)에서 대전지역거주 여성 533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농산물과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친환경인증농산물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친환경인증농산물의 세부 분류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가 12.6%에 불과했다.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할 때도 인증마크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구매하고 있는 응답자는 34.2% 정도로 친환경인증농산물 가격과 인증기관, 인증마크 표시, 품질 현황 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기간 대전지역 대형할인매장 및 백화점, 친환경인증농산물 판매점을 포함해 총 29곳 을 직접 방문해 쌀 현미 혼합잡곡 검은콩 귤 사과 배추 무 등 친환경인증농산물 1177개 품목에 대해 유통업체별 조사대상 품목 수 및 점유율, 인증기관 인증마크 표기현황 및 품질현황, 품목별 가격 등을 조사했다.

■29곳 롯데백화점, 갤러리아타임월드 둔산점, 세이백화점, 삼성홈플러스 용전점, 삼성홈플러스 둔산점, 까르푸 문화점, 까르푸 유성점, 까르푸 둔산점, 이마트, 롯데마트, 서부농협 하나로마트 중앙점, 서부농협 하나로마트 선사지점, 관저동 하나로마트, 세이브존, 동방마트, 변동 하나로마트, 안영리 하나로마트, LG마트, 월마트, 대한통운마트, 상록스토아, 덕림마트, 하나로마트 엑스포점, 롯데슈퍼 엑스포점, 이츠마트, 한살림, 유기농신시 탄방점, 삼천동 초록마을, 두레마을 둔산점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대전 지역 소비자 의식

   
한 번이라도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83.5%였다. 구매 경험이 없는 응답자(88명) 중 앞으로도 구매할 의사는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5.7%에 불과했다. 62.5%는 앞으로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면서 인증마크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구매하는 응답자는 34.2%에 불과했으며 33.0%는 대충 마크만 있으면 구매한다고 했다. 30.8%는 굳이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친환경농산물 코너에서 믿고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는 응답자의 구매 정도를 보면, 응답자의 7.9%만이 모든 먹거리를 친환경 농산물 제품으로 구매한다고 했을 뿐 29.9%는 대체로 구입하는 편이라고 했고, 47.0%는 가끔 구매한다고 했다.
롯데 슈퍼 전민점 김철웅 점장은 “친환경 농산물 중 쌈채소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중에서도 상추를 가장 많이 찾고 있다”며 “판매액수도 빠른 속도로 증가해 최근에는 월 1,300~1,500 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는 이유로 83.1%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라고 했으며 맛과 영양을 고려한 경우는 7.2%, 웰빙을 추구하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해서라는 응답자는 5.2%였다.  

친환경 농산물 표시에 대한 인지·신뢰도
이처럼 소비자의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도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점차 공급가격도 많이 내렸다. 가격부담이 적어지면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친환경농산물이 유기농산물(3년 이상 농약 화학비료 쓰지않고 재배), 전환기 유기 농산물(1년 이상 농약 화학비료 사용않고 재배), 무농약 농산물(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 저농약 농산물(농약 1/2이하 사용, 재배)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12.6%에 불과했다. 44.5%나 되는 응답자가 유기농산물 또는 무농약 농산물로, 27.0%는 유기농산물로만, 13.3%는 무농약 농산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전환기 유기농산물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그 명칭마저 생소해 하고 있었다.

친환경 인증 제도에 대해 78.9%(매우 신뢰6.9%, 대체로 신뢰 72%)가 그 품질을 신뢰하는 편인데 반해 21.0%나 되는 응답자는 (전혀 1.1%, 대체로 19.9%)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자 중 50.8%가 생산자 표시 등이 있어서 라고 한 반면, 정부가 인정한 제품이어서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33.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11.9%는 판매처를 신뢰할 수 있어서, 1.2%는 가격이 비싸니까 믿는다고 했다. 친환경 인증 농산물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는 39.3%가 품질 수준이 월등히 높을 것이라는 믿음은 가지 않아서, 유통구조를 믿을 수 없어서 29.5%, 인증기관을 믿을 수 없어서 19.6%, 11.6%는 판매처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GAP(우수농산물 관리)제도에 대한 인지도
농약, 중금속, 미생물 등 농식품 위해요소가 농산물에 혼입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산물의 생산부터 수확 후 관리단계까지를 관리하고, 그 관리과정을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우수농산물(GAP)제도가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는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 FAO(국제식량농업기구)에서 GAP 기준을 제시, 미국 중국 유럽 칠레 등 주요 국가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 농산물 이력 추적 관리제도(traceability)를 의무화해 안전성 문제 발생시 역추적해 신속히 원인규명 및 리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GAP의 실시에 대해서는 7.7%만이 매우 잘 알고 있다고 했을 뿐 70.9%는 대충 알고 있거나(38.8%), 들어본 것 같기는 하다고 (32.1%)고 했고, 21.4% 는 그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친환경 농산물 판매 실태

같은 기간 대전 시내 29곳의 친환경 농산물 판매장에 대해 판매중인 친환경 농산물 전품목에 대한 판매 실태를 조사했다. 유통업체별 조사대상 품목수 및 점유율을 보면, 안영리 하나로마트가 친환경인증농산물 130개(11.0%)로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었으며,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74개(6.3%), 유기농신시 탄방점 66개(5.6%), 이마트 64개(5.4%), 까르푸 유성점 4.9%(58개), 롯데백화점 4.7%(55개), 롯데마트 4.7%(55개)순으로 나타났다.

인증기관, 인증마크 표기현황 및 품질현황을 보면, 조사대상 1177개 품목 중 87.7%(1,032개)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한 제품이었고 타기관은 7.4%(87개)였으며 인증기관을 표기하지 않은 것도 4.9%(58개)나 있었다. 인증마크 표시 비율은 95.1%(1119개)였으며, 4.9%(58개)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품질단계는 46.8%(551개)가 무농약 농산물이었고 30.2%(355개)는 유기농산물, 12.9%(152개)는 전환기 유기농산물, 저농약 농산물은 5.2%(61개)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177개 품목 중 유통업체를 합해 1개 제품 밖에 판매되지 않는 경우 또는 표시사항이 미흡해 가격비교분석이 어려운 제품, 묶음 단위판매로 10g당 가격비교가 원천적으로 어려운 제품을 제외하고 162개 제품에 대한 가격을 유통업계별로 비교 분석했다. 관저동 하나로마트의 경우 8개 농산물을 조사했는데, 이 중 6개 품목이 다른 유통업계에 비해 비싸 조사대상 수 대비 비싼 품목수 비율이 75.0%였다. 롯데백화점도 12개 중 7개가 비싼 것으로 조사되어 58.3% 비율로 나타났다. 세이브존은 11개중 6개가 비싼 것으로(37.5%),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2개 상품 중 1개(50%)가 다른 유통업계에 비해 가장 비쌌다. 서부하나로마트(선사점)는 14개 농산물을 조사했는데 8개가 다른 유통업계에 비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57.1%), 삼성홈플러스 둔산점은 7개 중 4개가 가격이 낮았고(57.1%), 갤러리아타임월드는 2개중 1개(50%), 안영리 하나로마트도 21개가 조사대상 중 10개 품목(47.6%)의 가격이 가장 저렴했다.

소비자 신뢰 확보 위한 시스템 강화 필요
친환경인증농산물 생산지와 소비자 연계프로그램 여부 및 생산지 관리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일부 친환경제품 전문매장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생산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단계별 철저한 관리를 원하고 있는 만큼 생산, 유통, 안전성에 대한 제반 문제를 점검해 소비자 신뢰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같은 친환경인증 농산물이라도 유기농산물, 전환기 유기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저농약 농산물 등 4단계로 분류되어 있어, 소비자가 단계별 차이점을 이해하고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유통업계도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인력과 장비 등 한계가 있어 단계의 축소 통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유통매장에서는 소비자연계프로그램과 생산지 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문매장에서는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모심기나 가을걷이, 제철 과일 따기 등 생산지를 방문하는 체험 등을 통해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정을 이해시킴으로서 판촉효과도 얻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속적으로 친환경 인증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친환경인증농산물 생산지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소비자 참여 프로그램과 생산자 판매자에 대한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 조강숙 기자 nakscho@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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