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존댓말‘Please’
영어의 존댓말‘Please’
  • 편집국
  • 승인 2006.08.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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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영어를 만났을때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말이 있다. 존댓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어와 같이 곱고 아름다운 말과 너 아니면 그들로 통하는 존댓말 없는 미국말이 그것이니라.”

시간이 흘러 난 성문종합영어를 외워 대학에 들어갔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맘에 안드는 선배들과 논쟁할 때는 “박 선배님“ 대신 “You”라고 하면 갑자기 벙벙해지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가녀린 희열을 느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정말 영어엔 존댓말이 없는줄 알았다.

그 빼곡한 영문법 책 중에, 혹은 교양 영어책 어디에라도 영어에는 존댓말이 있다고 했더라면 Mr.Nice Guy란 말을 듣지 않았을까? 그렇다. 영어에도 존댓말이 있다. 이를 가르는 명확하고도 심플한 기준이 있는데 바로 우리 4천만이 다 알고 있는 ‘Please’인 것이다.

붉다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금문교를 건너면 멋드러진 포도마을이 나온다. 한 번은 친구들과 포도밭으로 유명한 나파밸리(Napa Valley)에 놀려가려고 은색 컨버터블을 빌려 차 지붕 문을 열고 가려는데 갑자기 Lady First라는 미덕이 생각났다.

그래서 앞에 있던 Annette란 아가씨에게 “Get in the car first” 하고 딴에는 최대의 친절을 베푼다고 한마디 했는데, Annette는 푸른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볼 뿐.  난 잘못한 것 없는데, 왜 이럴까 생각하며 여행 내내 Annette에게 cold shoulder를 받아야만 했다.
Pleas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제발’, 아니면 ‘부디’로 해석되어 있다. 평소 돈 빌릴 때 아니면 ‘제발’을 쓰지 않는 우리 문화적 특성상 ‘Please’란 말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허나, 바다 건너 저쪽에서는 남들에게 부탁할 때는 물론 배려를 할 때도 ‘Please’를 붙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남에게 명령을 때리는 어조로 들리기 때문이다.
간단히 하나만 외우고 넘어가자.

‘Please’가 있으면 존댓말, 없으면 반말. 그러므로 “Get in the car”는 “차에 타”의 분위기고 “Get in the car, please”는 “차에 타실래요?” 정도의 의미이다. 결국 난 Annette에게 “야! 타”하는 식으로 얘기한 것이니 째려 봄을 당할 만도 했던 것.

그럼 ‘Please’는 앞에 들어가는 게 좋을까, 뒤에 들어가는 게 좋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Please가 맨 앞에 들어가면 약간 강제조의 어감이 된다. 그러니 “Fill in the blank, please” (빈 칸 채워주실래요?)라고 안하고 “Please fill in the blank”(빈 칸을 채우시오)라고 시험 문제에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매너있는 사람이란 소리를 들으려면 무조건 “Get in the car, please?”(차에 타실래요?) 처럼 ‘Please’를 뒤로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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