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성 - 나가오카씨 60년만에 서로 정보교환 정 돈독
정치적인 냉기류 민간 외교로 풀어가요
정치적인 냉기류 민간 외교로 풀어가요
현재 한국과 일본간의 냉기류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가운데 처지가 전혀 다르면서도 똑같은 양국의 70대 어르신이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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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saforu | ||
나카오카 할머니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배재대 한국어교육원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연을 언론을 통해 접한 이종성 할아버지는 무릎을 탁쳤다. “어쩌면 나하고 사정이 정 반대이면서 똑같다는 말인갚라고.
나카오카 할머니가 한국에서 태어나 해방과 동시에 일본으로 돌아가 60년만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은 것처럼 이종성 할아버지는 아버님이 일제시절 오사카에서 회사를 다닌 관계로 일본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중학교 1학년 때 해방을 맞아 경북 김천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본학교만을 다닌 할아버지는 우리말을 전혀 못해 독학으로 3년 만에 중학교에 다시 들어가 공부를 계속하게 됐다.
할아버지는 서울대 사범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다 지난 99년 서울시내 한 고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후 통역봉사단(BBB)에서 일본어 통역봉사단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두 어르신은 태어난 곳과 어렸을 적 생활한 곳은 전혀 반대이지만 지금은 사정이 너무 똑같다. 모두 사별의 아픔을 겪었으며, 자녀도 장녀와 아들 두 명을 둔 집안 사정이 같기 때문이다. 또 서로 한국과 일본을 좀 더 알기 위해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데다 배운 한국어와 일본어로 봉사활동을 펴고 있거나 펴겠다는 목표도 같다.
나가오카 할머니의 사연을 접한 이종성 할아버지는 바로 학교와 연락해 만나보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으나, 할머니가 일본을 갔다가 다시 오면서 늦어졌다. 드디어 9일 첫 만남을 가진 이들은 마치 고향친구를 만난 것처럼 행복해 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위해 일본인 쉽게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교재를 직접 구해 보내주고 궁금해 하고 있는 일본인 교회 주소는 물론 할머니가 알고 있는 일본사람도 수소문해 연결시켜 주는 등 한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열심이다.
또 2학기 과정을 마치고 방학을 맞으면 할머니가 손꼽아 기대하고 있는 ‘겨울연갗 촬영지인 남이섬과 춘천을 둘러볼 계획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할머니가 태어난 경기도 일원을 찾아 옛 추억을 되찾아 줄 참이다.
할머니도 공부를 마치면 할아버지를 일본으로 초대해 60년 전의 오사카 추억을 함께 되새길 계획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자주 만나 우정을 쌓다보면 한-일간의 어려운 난관도 자연스럽게 풀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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