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와 냉각부하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산업 공정의 탈탄소화와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실현할 핵심기술로 ‘히트펌프’를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기술·정책 동향을 종합 분석한 '기계기술정책' 제124호 ‘히트펌프, AI 시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열에너지 전환기술’을 발간하고, 기술 자립과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R&D 투자와 제도 정비 방향을 제시했다.
히트펌프는 저온의 열원에서 열을 흡수해 고온의 열을 생산하는 고효율 열변환 기기로,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를 대체하고 산업·건물·데이터센터 부문의 열수요 전기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보고서는 히트펌프가 단순 냉난방 기기를 넘어 산업 공정 탈탄소화와 AI 데이터센터 냉각·폐열 활용을 연결하는 핵심 열에너지 전환기술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은 2024년 758억 달러에서 2030년 1,62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며, 산업용 히트펌프 역시 제조공정 탈탄소화 수단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술 경쟁의 중심은 ▲산업용 고온 히트펌프 ▲친환경 자연냉매 ▲디지털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 부문은 글로벌 최종에너지 소비의 약 40%를 차지하며, 화석연료 기반 공정열을 고온·대용량 히트펌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적인 탄소 감축 과제로 꼽힌다. 또한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냉각 수요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난방망과 산업단지 열수요에 활용하기 위한 고온 히트펌프와 디지털 제어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글로벌 히트펌프 지원 정책이 보급 보조금 중심에서 벗어나 전기요금, 탄소가격, 기술실증, 제조기반을 포괄하는 종합 정책 패키지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 역시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 목표를 제시했으며, 보고서는 이를 산업용 고온·대용량 히트펌프와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 중심의 산업정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계연은 탄소중립기계연구소 산하 히트펌프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고효율·친환경 히트펌프 시스템과 핵심 기자재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2025년 히트펌프 기술로드맵을 통해 산업용 히트펌프, 디지털 트윈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의 중장기 개발 방향을 제시했으며, 히트펌프 기술을 대표 브랜드 ‘케이히트업(KHEATUP)’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히트펌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과제로 ▲산업용 고온·대용량 히트펌프 R&D 투자 확대와 실증 인프라 구축 ▲자연냉매 전환을 위한 규제 정비와 기술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디지털 히트펌프·데이터센터 폐열 활용을 위한 제도 기반 구축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의 산업정책으로의 확장 ▲산학연·대-중견-중소기업 동반 구조 강화와 국제협력 확대 등을 제안했다.
기계연 기계정책센터 이운규 책임연구원은 “히트펌프는 산업 공정 탈탄소화의 핵심 수단이자 전력·열·데이터 인프라를 연결하는 차세대 에너지 전환 플랫폼”이라며,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자연냉매 전환, 산업용 고온 공정열 탈탄소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이 산업용 고온·대용량 히트펌프와 핵심 부품, 실증 인프라, 제도 기반을 함께 확보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기계연은 기계산업 동향을 분석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전문지식지 ‘기계기술정책’을 매년 4회 이상 발간하고 있으며 기계분야 국책연구기관으로서의 싱크탱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계기술정책은 기계연 홈페이지에서 정기구독 신청과 내려받기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