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박물관, 특별전 '한성, 475-두 왕의 승부수' 개최
국립공주박물관, 특별전 '한성, 475-두 왕의 승부수' 개최
  • 조홍기 기자
  • 승인 2025.09.15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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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로왕vs장수왕, ‘서사’와 ‘기보’로 보는 475년 한성 전투
백제・고구려 무기・갑옷 등 450건과 군사기술
프로젝션 매핑・투명 디스플레이 등 실감 영상 동원

[충청뉴스 공주 = 조홍기 기자] 국립공주박물관(관장 최장열)은 ‘한성에서 웅진으로’의 세 번째 전시로 특별전 <한성, 475-두 왕의 승부수>를 9월 16일(화)부터 2026년 2월 22일(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백제와 고구려의 갈등의 역사를 배경으로, 실제 무기・갑옷 등 450건과 전략・전술・정책 서사를 결합해 475년 한성 전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전시는 기(起)·승(承)·전(轉)·결(結) 4부로 구성된다.

1부(起) ‘백제와 고구려, 양국의 갈등’에서는 백제와 고구려 두 나라의 대립과, 고구려의 위협을 극복하는 백제의 국가 전략을 조명한다. 화성 사창리 출토 금동관모가 처음으로 공개되며, 1,500년 전 백제의 거점도시 세종 나성동・광주 동림동 출토품과 레고 블록으로 재현한 풍납토성을 선보인다.

한성과 지방 출토 수막새
한성과 지방 출토 수막새

2부(承) ‘두 왕의 대국’은 개로왕과 장수왕이 20년 넘게 벌인 전략 대결을 바둑 ‘기보(棋譜)’로 재해석했다. 고구려에 대항하기 위한 백제의 국제 연대와 대외 전략을 설명하고자 경주 황남대총 출토 백제계 금동신발, 백제 지역에서 발견된 왜계(倭系) 갑옷, 남조 도자, 개로왕이 북위에 보낸 국서가 실린 『동문선』등을 소개한다.

3부(轉) ‘폭풍전야, 고구려의 진격’에서는 한성 전투 관련 백제와 고구려의 무기와 전술을 집중 조명한다. 공주 공산성 출토 백제 철제 갑옷, 연천 무등리 2보루 출토 고구려 철제 갑옷을 비교 전시하고, 300건의 실전 병기로 고대 전쟁을 구체화한다. 관람객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갑옷・무기 고증 재현품, 전문가 인터뷰 영상, 화살 관통 실험 영상도 마련하였다.

공주 공산성 출토 백제 철제 갑옷과 을축년 대홍수(1925년) 이후 광주군 선리(현 경기도 하남시)에서 발견된 쇠뇌*는 처음 전시하는 자료다. 특히 쇠뇌에 대해서는 투명 디스플레이 영상으로 원형과 기계적 작동 원리를 시각화하였다.

* 쇠뇌(弩): 방아쇠를 당겨 활을 발사하는 기계식 활. 사람이 쏘는 활보다 화살을 더 멀리 보낼 수 있고 위력도 더 강함.

한성 전투에 대한 대형 프로젝션 맵핑 영상은 이 전시의 최대 볼거리다. 역사학적・고고학적 연구성과에 상상력을 더했다. 연극배우가 연기한 영화적 연출과 서사로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4부(結) ‘한성에서 웅진으로’에서는 무령왕릉 출토 용봉황장식 고리자루 큰칼을 전시한다. 새로 그린 무령왕의 초상을 개로왕의 영상과 마주 배치해 개로왕에서 무령왕으로 이어진 ‘갱위강국’의 연속성을 제시한다.

개로왕 영상 모습

이번 전시에서는 고고학 전시의 장점을 살리면서 관람객의 흥미를 높이고자 한 편의 전쟁영화 같은 연출을 도입했다. 또 인기 웹툰(칼부림) 작가 고일권의 삽화, 프로 바둑 기사이자 유명 유튜버인 조연우 2단이 만든 기보 등으로 개로왕과 장수왕의 서사를 강조했다.

국립공주박물관 최장열 관장은 “개로왕은 오랫동안 부정적으로 기억되어 왔다. 이번 전시는 ‘갱위강국’의 밑거름이 된 개로왕의 정치적 선택을 자료에 근거해 조명한다. 이번 전시로 475년 한성 전투가 단순히 백제의 패전이 아니라, 웅진 천도의 원인이자 삼국 각축의 분기점이 된 중대 사건이었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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