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한 열린우리당 김두관 최고위원이 최근 당 내에서 일고 있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대해 "구태
지역주의 정당에 투항하는 배신행위"라고 규정하고, 이른바 '민주개혁세력 대통합론'을 제기한 정동영 당의장의 사퇴와 출당을 요구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김두관 후보는 28일 경남도청 프레스룸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당을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위해 사사로이 농락하는 사람들은 정계개편을 말하기에 앞서 당을 떠나야"한다며 "지방선거 투표일 전까지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하라"고 정동영 의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두관 후보는 "열린우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지지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동정을 받지 못하는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당이 이렇게 된 것은 개혁을 열심히 추진하다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부딪혀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실용주의'라는 만병통치약이 개혁의 순간마다 발목을 잡아 당의 정체성을 흔들었기 때문"이라고 예의 '실용-개혁'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김두관 후보는 또 "열린우리당이 지난 4.15 총선이후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입법도 제대로 완수하지 못했고 매사 모든 일에 원칙도 없고 분명하지도 않았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특히 "(정동영 의장이 촉발시킨) 지금의 정계개편 논의는 민의를 왜곡, 배반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거스르는 꼼수이고 퇴행이자 추태"라며 "당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과 세력이선거후에 민주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데 대해 어이가 없다"고 정 의장에 대해 맹공을 퍼붰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 2.18 임시전당대회에서 4위로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되었지만, 예전부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정동영 의장 진영의 당 운영방식에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김두관 후보가 민주당과의 통합반대와 정동영 의장 사퇴를 요구한 것은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지역에 대한 선거전략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와 열린우리당의 참패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한사람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폭탄 발언을 하고 나섬에 따라 열린우리당이 선거 이전에 극심한 갈등양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