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도 안 되었지만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일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며 팔을 걷어 붙인 봉사단체가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동장 김영철) 소재의 금천동지역자원봉사대(회장 이현옥·57)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금천동지역자원봉사대는 현 회장을 중심으로 권남순 박화군 정희자 오세희 최정자 정옥미(현 임원들) 등과 뜻을 같이한 50여명의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2003년 10월 창립한 순수한 민간단체로 지금은 약 30여명의 정회원들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처음엔 복지관의 김장담그기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그동안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웃돕기 성금모금을 비롯해 장애인을 위한 현장체험학습과 시설봉사, 푸드뱅크사업, 목욕봉사 등 각종 분야에서 다양하게 실시되어 왔다.
특히 관내 18개 경로당과 80여 독거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푸드뱅크 사업은 경로당회원과 노인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으면서 지금은 금천동지역자원봉사단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큰 보배
또한 금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발마사지를 수료한 회원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경로당 노인들에게 매월 2회씩 발마사지 봉사를 실시하여 노인 건강증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금천동지역자원봉사단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한결같이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목욕봉사부터 발마사지 까지 매주 목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해 30명의 봉사대원들이 4·5명씩
한 조를 이루어 매주 6개조로 릴레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 1 2조는 경로당, 3조는 독거세대 노인, 4조는 소년 소녀가장들을 각각
방문하여 봉사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결식아동 부실 도시락 파문사건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이 소식을 듣게된 봉사대원들은 동네식당을 빌려 밑반찬 성금 마련을 위한 일일호프를 열고, 3백여만 원의 기금을 조성하는 성과를 올렸는데 이날은 마을주민들과 상당구 김광수 구청장, 그리고 금천동사무소 직원들까지 뜻을 함께 해 그야말로 민관이 어우러진 이웃사랑 확인의 자리가 조성되었다.
김영철 동장은 “이날 조성된 기금은 뜻있는 마을 직능단체원들이 1만원 티켓 3백매를 동네 사람들에게 팔아 마련한 기금으로 지난 달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2백인 2백일 릴레이 이웃돕기 발대식에서 결연을 맺은 결식아동들에게 밑반찬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기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금천동지역자원봉사대야말로 우리 동에서 없어서는 안 될 큰 보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이외에도 금천동지역자원봉사대의 대표적인 봉사로는 홀로
사는 노인들을 돕기 위한 푸드뱅크 사업뿐만 아니라 미용봉사로도 유명하다. 매달 두 차례씩 19개소의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이미용 봉사와 함께 발마사지를 하며 또한 매주 수요일은 청주시 노인복지관을 찾아 목욕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동안 봉사활동에 필요한 재원은 회원들의 월 1만원의 회비로 충당했으나 사업의 규모가 이처럼 확대되면서 재원이 턱없이 부족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운영하여 왔다. 이회장은 그것도 한 두 번이지 계속해서 손을 내밀 수 없어 올해부터는 일일호프를 비롯하여 교통단속, 그리고 알뜰매장 의류바자회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금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임 최정자 총무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보다 질적인 봉사활동 펼칠 터
올 해부터는 금천동지역자원봉사대 회원들은 보다 질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프로그램도 좀 더 체계적으로 재편성했다.
그 중 미용봉사는 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머리를 잘라주고 깎아주며 발마사지도 해준다. 또 일년에 한 차례 하던 것을 봄, 가을 나누어 두 차례 음식과 선물을 가지고 충북재활원과, 은혜의집 등을 방문해 그곳에 수용되어 있는 장애우들을 데리고 야유회를 떠나 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낼 예정이다.
특히 각조 별로 나누어 매월 정기적으로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점심식사도 대접하고 풍물패들을 초청 춤과 노래도 부르고 선물도 준비하여 즐겁게 해드리는 등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신나는 경로잔치도 벌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소년 소녀가장 세대에 한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한 학기에 20만원씩 상·하반기에 걸쳐 모두 3명씩 모두 6명에게 12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외로운 노인들 두 손 잡고 눈물 흘릴 때는 가슴 아파
“경로당을 찾아 봉사하다보니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의외로 많았다며 외롭고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진심으로 발마사지와 목욕을 시켜 드리면 너무 고맙다고 어쩔줄 몰라 두 손을 꼭 잡고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을 볼 때면 너무 마음이 아파 같이 울 때도 많았다”는 이 회장은 “헤어지기가 섭섭해 손을 놓지 않는 장애우들의 모습에서도 안타까워 눈물
적셔 본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또 “재작년 눈사태가 났을 때 회원들과 함께 폭설에 쓰러진 신선초 재배농장(청원군 중림동 소재)을 찾아가 제설작업과 함께 쓰러진 하우스를 일으켜 세워준일이 있는데 농장주인이 두 손을 붙잡고 너무 고맙다면서 오늘 도움 받은 것이 가치로 따지면 약 4∼5백만 원 정도지만 자신들에겐 몇 천만 원, 아니 결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어쩔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정말 보람된 일을 하였구나 생각하면서 회원들과 함께 가슴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고 한다.
특히 추석이나 구정 등 명절 때가 되면 매년 송편을 빚어 소외된 소년 소녀가장들을 찾아 전달해주고 있는데 어린것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흐뭇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남부지역에 복지회관을 설립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
한편 경기도 인천이 고향인 이현옥 회장은 1968년
대전체신청에 첫 발령받아 2년간 근무하고 70년 청주전신전화국으로 자리를 옮겨 5년간 근무한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청주에서 살게 되었는데
금천동에 거주한 것이 약 20여년이 되었단다.
그리고 지난 2000년부터 통장 일을 맡아 활동하면서 소외된 이웃을 접하게 되었고 그들의 형편을 알고 난 다음부터는 그들을 돕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진짜 혜택을 받아야 할 소외된 이웃들이(차상위계층)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도 많이 목격했다”며 “이제부터는 봉사하는 대상을 바꿔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도와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생활여건과 건강이 따라준다면 남부지역에 복지회관을 설립해 보다 체계적인 봉사를 하고 싶은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취재 | 청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