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최고봉 운주산에서 백제의 숨결 느끼다.
세종시의 최고봉 운주산에서 백제의 숨결 느끼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3.05.07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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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0년 백제가 멸망하고 백제 부흥 운동군의 최후의 항쟁지
- 세종시 명산을 기행하는 모임 6번째 산행지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구름이 머무는 산 운주산은 해발 460m로 세종시에서 제일 높은 산이고, 세종시(시장 최민호) 전동면과 전의면에 걸쳐 있다. 정상부에는 운주산성이 있다. 운주산은 원래 이름이 고산이고, 위치는 현재의 금성산 즉, 비암사의 뒷산으로 보고 있다. 조선 후기부터 고산을 운주산으로 부른다.

구름이 머무는 산 운주산 둘레길 안내도

운주산 주차장은 세 곳에 있다. 일반국도 1호선(세종로)에 인접한 공영주차장과 고산사 입구에 있는 고산사 주차장 그리고 산성 서문지에 있는 산성 주차장이 있다. 버스로 단체산행을 할 때는 운주산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해야 한다. 주차장은 모두 무료이다.

운주산 산행은 보통 고산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둘레길 임도를 오르거나 고산사를 지나 계곡을 따라 서문지로 오른다. 동림산, 망경산과 연계하여 운주산을 산행하는 방법도 있다. 3산 연계 종주 산행은 총 12km로 5시간 정도 걸린다.

등산로 풍광

운주산 산행을 마치고, 운주산 부근에 있는 베어트리파크, 뒤웅박고을(전통장류박물관), 아람달체험마을 등에서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겨도 좋다.

세종시 명산을 기행하는 모임(세종명산한바퀴)은 여름을 알리는 입하인 6일 여섯 번째 산행지 운주산을 찾았다. 이날 산행은 캘리그라퍼 김순자 청보리 대표, 세종시청 이경우 자치행정과장, 이은수 문화유산과장, 최형순 충청뉴스 취재본부장 등 네 명이 함께 했다.

운주산성 복원지

이날 산행은 가뭄 속에 전국적으로 내리는 고마운 단비를 맞으며, 운주산 공영주차장을 지나 고산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고산사 주차장에는 간이매점과 음수대, 화장실, 먼지떨이기 등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고산사 일주문을 통과해서 고산사 경내에 들어서니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벌써부터 연등이 매달려 있다. 운주산 중턱에 있는 고산사는 1997년 백제 부흥군과 백제 의자왕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사찰이라고 한다. 고산사에는 당나라로 끌려간 의자왕과 백제 부흥군의 극락왕생을 위한 백제국의자대왕 위혼비가 자리하고 있고, 대웅전에는 백제 극락보전의 현판이 걸려있다.

고산사 일주문

고산사 경내를 빠져나와 계곡을 건너 등산로에 진입했다. 등산로는 대부분 돌길이지만 바닥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가 편하다. 등산로 경사가 점차 가파르지만 왼쪽으로는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등산로 숲속은 연녹색으로 우거져 있어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가늘게 내리는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산행하니 운치가 더없이 좋았다. 쉬엄쉬엄 걷다 보면 어느덧 운주산성 서문지에 도착했다. 고산사에서 서문지까지 20여 분 걸렸다.

백제국의자대왕 위혼비

운주산성은 세종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운주산성의 축조 시기는 백제시대로 추정하고 있다. 성곽의 둘레는 약 3.1km에 이르고 있다. 백제의 도읍이었던 공주의 공산성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운주산성에는 서문 2개, 남문, 동문, 북문 등 총 5개의 성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재는 서문지과 동문지의 성곽이 정비되었다. 운주산성은 660년 백제가 멸망하고 백제 부흥 운동군의 최후의 항쟁지로 알려져 있다.

서문지에서 오른쪽으로 약 3.1km의 성곽 순환로를 따라 트레킹을 시작했다. 가파른 목재 계단을 오르면 정자와 소나무 군락이 보인다. 이곳 정자에서 잠시 쉬면서 소나무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잎의 개수에 따른 소나무 종류, 꽃이 피는 시기와 위치에 따른 암꽃과 수꽃을 구분하는 방법 그리고 다른 소나무의 꽃가루를 수정하는 이유 등 소나무의 이야기가 솔솔 재미있다.

소나무의 꽃가루를 수정하는 이유

성곽 순환로는 대부분 완만한 길로 이어지고 간혹 오르고 내리는 길이 나타났다. 또 흙길이라 걷기가 너무 편하다. 서문지에서 20여 분 걸으면 동문지와 건물지를 만난다. 동문지에서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고, 또 한번의 오르막을 지나면 운주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운주산 정상에 도착했다. 서문지에서는 40여 분 걸린다. 정상에는 고유문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고유문은 중대한 일을 치른 뒤에 그 내용을 적어서 사당이나 신명에게 알리는 글이라고 한다. 고유문 앞에서 세종명산한바퀴의 산행 도전이 안전하게 계획한 대로 성공하길 기원했다.

안개낀 백제의 얼 상징탑

산 정상에서 주변 경관을 둘러보지만, 자욱한 안개로 조망이 전혀 없어 아쉬웠다. 맑은 날씨에는 동쪽으로 망경산과 동림산 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또, 북쪽으로 천안과 독립기념관이, 동쪽으로 청주가, 남쪽으로는 조치원과 대전이, 서쪽으로는 전의와 공주가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

고유문 밑에는 1991년 당시 연기군이 조성한 백제의 얼 상징탑이 우뚝 세워져 있다. 상징탑의 삼층 기단과 삼각모형은 백제, 신라, 고구려 삼국의 정립을 의미한다고 한다. 백제의 얼 상징탑 기록비가 흙먼지로 덥혀있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 이은수 문화유산과장은 손수 기록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직업정신을 발휘해 엄지척을 받았다.

 기록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이은수 문화유산과장

일행은 정상에서 다시 성곽로 이정표를 따라 하산했다. 성벽이 무너진 흔적이 간혹 보인다. 30분 정도 걷다 보니 서문지로 원점 회귀했다. 서문지안에 들어서면 운주산 정원이 펼쳐진다. 2008년에 운주산 정원을 조성하여 연못, 산책로, 정자,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 등산객들의 마음를 사로잡았다.

또 서문지에서 아스콘 임도를 따라 내려갔다. 이 임도는 운주산 둘레길로 조성되어 있고 임도를 통해 서문지까지 차량으로 올 수 있다. 서문지에서 임도를 따라 25여 분 걷다 보니 고산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운주산 산행 겸 산성트레킹을 마무리 했다. 산행 거리는 총 6km로 휴식 포함하여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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