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측 "제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것"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대전시가 미국 초대형 벤처 투자 전문 금융기관과 협력방안 모색에 나섰다. 특히 기업금융중심은행 전 단계인 '대전투자청 설립'에 대한 출자 참여를 제안하면서 성사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9일 시에 따르면 이장우 시장은 9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대전투자청 설립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리송 SVB 전무이사, 앤킴 SVB 프론티어 기술 부문 대표, 재니스 안 SVB 전무이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SVB는 1983년 실리콘밸리 내 혁신 벤처기업을 발굴·육성을 목표로 설립된 벤처투자 전문 금융기관이다. 자산규모는 지난 2021년 말 기준 2115억 달러(한화 약 262조 원)에 달한다.
SVB는 설립 이후 3만 개 이상의 벤처기업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자금을 투자해 왔으며, 미국 전체 ICT 및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기업의 50%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장우 시장은 SVB에 "대전은 90개의 연구기관과 KAIST 등이 위치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산실"이라며 대전투자청 설립 시 출자 참여를 제안했다.
이와 함께 상호협력과 투자자문을 비롯해 SVB의 벤처투자 시 리스크 관리 방안과 벤처투자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질문하며 세부적인 대화도 오갔다.
시는 대전투자청을 여신금융전문업법상 신기술금융회사(상법상 주식회사)로 설립해 5000억 원 이상의 공공펀드를 결성하고 기술력이 있는 지역기업에 저금리 여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전투자청에 투자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기업금융중심 은행 설립 전 대전투자청 설립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SVB의 직접적인 대전투자청 자본출자를 통한 상호 이익과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눴다"며 "조만간 정식제안서를 전달해 상호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VB 리송 전무이사는 “아시아에 대한 그룹차원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전시에서 이렇게 구체적인 제안을 가지고 방문해 준 점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제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업금융중심은행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이자, 이장우 대전시장의 핵심 공약사업이다. 벤처혁신기업들의 성장·지원을 위해 과학기술 인프라가 풍부한 대전에 본사를 둔 맞춤형 벤처투자 전문금융기관을 설립하는 게 골자다.
한편 시는 2023년 상반기 중 전문용역을 바탕으로 최적의 은행 설립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며, 출자자 모집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구체화하기 위한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