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금금 남편, 건강이 최우선”
“월화수목금금금 남편, 건강이 최우선”
  • 최성수 기자
  • 승인 2006.04.10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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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대전시장 예비후보 부인에게 듣는다
박성효 전 정무부시장의 아내 백기영 여사
행정가 아내에서 정치인 아내로 변신

“건강해야지요.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건강을 챙길 것입니다.”

행정가의 아내에서 정치인의 아내로 변신한 백기영 여사. 백 여사는 인터뷰 중 건강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남편에 대한 바램,  남편이 시장이 된다면, 정치인 부인으로서의 역할 등의 물음에도 주저없이 건강을 말한다.

어쩌면 당연한 대답일수도 있다. 아내로서 가장의 건강보다 중요한 것이 또 무엇인가. 그럼에도 백 여사의 건강론이 되새겨짐은 ‘39점 아들을 둔 엄마’라는 선입견 때문인 듯 싶다.

남편 박성효 전 정무부시장은 자전적 에세이 ‘다리를 놓는 사람’ 중 39점 우리 아들을 통해 자폐성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심정을 토로했다.

▲ 백기영 여사 그는 “아내의 해산과정에 문제가 생겨 첫아이가 태어나면서 자폐성 장애를 얻게 된 것”이라며 당시는 “남에게 해끼치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이런 시련이 닥쳤는지 하늘을 원망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남들과 다르지 않은 귀한 생명인데 불행해 하는 것은 오만이고 탐욕이다”라며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고 진솔하게 밝혔다. 남편의 표현대로 “죄인처럼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아내” 백 여사 역시 “당시엔 절망 그 자체였다”고 털어 놓았다. 엄마로서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믿고 싶지 않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이다. 더욱이 불교 집안인 시댁에서 사주를 볼 때 점쟁이가 “금슬은 좋은데 2세에게는 좋지않다”고 했다며 결혼을 반대했던 터라 그 충격의 강도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낙담을 떨치고 새롭게 마음가짐을 하기까지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서였다. 우선은 자책하듯 폭음만 하던 남편이 제자리를 찾아 주었고, 시댁 또한 이전보다 더 큰 관심과 사랑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남들보다 부족한 그 한가지 말고는 건강하고 선하게 자라는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이후 난 내 아이에게 많은 정성을 쏟았지요. 말보다 노래를 먼저 배울 만큼 기억력이 좋은 용현이를 위해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프뢰벨이란 교재를 아주 유용하게 활용한 것 같습니다.” 엄마의 정성으로 아이는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서 고등과정을 마치고 전문대를 거쳐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 혼자서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가는 아르바이트지만 열심히 하는, 집에서 제일 키가 큰 건장한 젊은이가 된 것이다. 둘째로 얻은 딸 소영이는 지금 대학교에 다닌다. 밝고 적극적인 성격탓인지 소영이는 1점 과락인 오빠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빠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1년 동안 잠깐씩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그 때를 제외하곤 여느 남매와 다름없이 지낸다. 백 여사는 지금도 한학기에 여섯차례 정도 청소년 상담 자원봉사를 한다. 큰아이의 중1때 담임의 권유를 받고 시작한 일이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처음엔 ‘의무감’에서 시작했지만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운, 그래서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컸다고 되새긴다. 화제를 연애로 돌렸다. 아직도 얼핏 소녀같은 인상의 백여사와 무둑뚝해 보이는 박 부시장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서다. 물론 남편의 책을 통해 만남에 대한 그림이 그려졌지만 확인하고 싶어서다. 한쪽 말만 들어서는 안돼는 직업본능도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남편은 책에서 “대학원 1학년 때 대학 1학년인 여학생을 처음 만났고, 고시 합격 후 소개팅에서 우연히 재회하여 풋풋한 여학생에서 성숙한 여자로 변한 그녀에게 ‘인연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사랑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백 여사는 처음 만남은 충남대학교 봄축제에서라고 정정해 주었다. 물론 자신이 파트너도 아니었다는 설명과 함께. 이후 다시 소개팅을 통해 만났을 때 남편이 “전에 만난 적 있다”고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우연적인 만남이 되풀이 되면 대부분 인연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재회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앞두고는 가정형편과 종교문제로 인해 양가의 갈등이 심각했다. 가정 형편 문제는 비교적 무난하게 해결했다. 하지만 양가의 종교 문제는 지루한 줄다리기처럼 시간을 끌었다.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며 허락을 받기까지 당사자들은 적지 않은 맘고생을 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 결혼이지만 시댁에서 시작한 신혼 때부터, 분가한 지금까지 고부간에 특별한 트러블은 없었다. “24시간이 모자란 듯 일하는 남편을 대신해 자주 찾아 뵙고 친정 엄마처럼 편하게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설명한다. 행정가의 아내로써 남편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서슴없이 “정말 열심히 일만 합니다. 안쓰러울 정도로 노력도 많이 했지요. 오죽하면 ‘월화수목금금금’이라고 했겠어요.” 남들은 남편이 고시 출신이라 승진이 빨랐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곁에서 본 자신은 ‘그만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철두철미한 성격인 남편의 성격상 ‘주어진 일은 완벽하게, 해야 할 일은 찾아서’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남편이나 자신은 승진이란 문제에 대해 초연했다. 백 여사는 “남편이 승진보다는 가정에 더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다”며 “그런 와중에도 틈나는 대로 가족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위안을 삼았다”고 덧붙인다. 그런 남편이 이젠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반대하지 않았을까? “남편도 이제 지천명인 오십줄 입니다. 이번 만큼은 남편에게 맡기고 그의 선택을 따라야지요.” 사실 민선이 시작되면서부터 남편은 정치 입문의 권유를 받았다. 관선 마지막 서구청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시절인지라 민선 구청장 제의를 받았던 것이다. 이후로도 선거 때만 되면 ‘박성효 출마설’이 인구에 회자되곤 했다. 이를 몇 차례 반복하다보니 ‘결단력이 없다, 눈치만 본다’는 등의 근거없는 말들이 나돌아 다녔지만 개의치 않았다. 당시는 자신은 물론 시댁 집안까지 나서 반대했다. 물론 남편도 정치 쪽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행정가로서는 한계선에 이르렀다. 더 큰 행정을 위해서는 정치인의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관선시대라면 아마도 정치로의 변신을 꾀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유를 갖고 크게 보았으면 해요. 순간의 이익보다는 미래의 비전을 갖는 정치인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론을 잘 이해해야겠죠?” 아직은 예비후보, 예비정치인이다. 욕심을 낸 만큼 실망이 크고, 그로인해 맘 상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정치인의 길을 택한 만큼 열심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나름대로 성공한 행정가로서, 또 다른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는다. “남편이 시장이 된다면?”이란 물음에 잠시 뜸을 들인 후 “대전을 대표하는 시장의 아내로서 건강을 잘 챙겨야 하고, 시민의 여론을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아울러 자원봉사도 더 솔선수범 해야지요.” 대전에서 나고 자란 백 여사는 3남3녀중 다섯째로 중앙여중과 대전여고, 한남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결혼 전까지 대전대신중에서 교편을 잡았다. 지금은 대전교육청 학생상담 자원봉사자일을 하고 있다.
백기영 여사…남편을 위한 내조
·남편을 위한 건강식
남편을 위한 건강식을 만들고 있는 백기영 여사의 표정이 그 어느때보다 밝다. 영락없는 주부의 모습니다. 백여사는 평소 과일을 잘 먹지 않는 남편을 위해 제철과일에 벌꿀과 우유를 넣고 쥬스를 만들어 준다. 가끔씩 도가니탕, 사골국 등도 건강식으로 준비해 둔다. 다음은 백기영 여사의 4계절 과일쥬스 비법.
…봄에는 신선한 딸기와 우유, 꿀을 넣어 믹서에 갈아준다.
여름 …여름에는 토마토껍질을 끓는물에 살짝데쳐 벗기고 꿀과 함께 믹서에 갈아준다. 한여름에는 수박을 녹즙기에 갈아 마시면 아주 시원한 청량음료수로 더위와 갈증을 해소시켜준다.
가을 …늦여름과 초가을에는 포도를 깨끗이 닦고 녹즙기에 갈아서 쥬스로 마신다.
겨울…겨울에는 사과, 당근, 배, 귤, 오렌지 등 혼합쥬스를 해서 가족이 다함께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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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한 코디
행정가의 아내로 살아온 백기영 여사는 남편의 코디에 크게 신경쓸 일이 없었다.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공무원의 스타일이란게 다 거기서 거기. 최근 정치가로 변신한 남편을 위해 서재에 행거를 놓고 양복이며 와이셔츠, 넥타이를 쭉 걸어놓았지만 모두 칙칙한 컬러뿐. 남편과 함께 쇼핑하는 걸 좋아하지만 옷 한 벌 장만하자니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무래도 코디에 신경써야 하겠기에 택한 방법은 빨간 넥타이. 달랑 하나 구입했지만 요즘 남편이 자주 애용한다며 백 여사는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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