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대전 5개 기초의회가 무리한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구의회는 무려 40% 인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당초 1%대로 결정했다가 재심의를 통해 20% 넘게 올리려는 곳도 있다. 마치 베팅하듯 '일단 지르고 보자'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
대전 5개구는 구의원 의정비를 책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는 4년마다 결정되는 월정수당과 법으로 정해진 의정활동비(광역 월 150만원·기초 월 110만원)로 구성된다.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1.4%) 이상으로 월정수당을 올리려면 공청회 등 주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동구의회는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열고 월정수당 100만원 인상안에 합의했다. 대전 5곳의 구의회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이대로 결정될 경우 동구의원들의 월정수당은 올해 2640만원에서 약 45% 오른 3840만원으로 늘어난다. 의정활동비를 합산한 연간 의정비는 5160만원이다.
이 때문일까. 당초 1%대 수준의 인상을 요구했던 중구(1.3%)·서구(1.4%)·대덕구의회(약 1%)가 재심의를 요청하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동구의회의 통 큰 베팅을 바라본 뒤 줄줄이 인상 요구에 나선 것. 지역 일각에선 의정비 고액 인상을 위한 ‘사전 담합’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재심의를 거친 중구의원의 월정수당은 올해 대비 약 25%(월정수당 53만원) 인상안으로 가닥이 잡혔다. 중구의원의 월정수당은 2479만원에서 3115만원으로 오르게 되며 의정활동비를 합치면 내년도 중구의원 의정비는 4435만원이 된다.
13일 재심의를 진행한 서구의원 월정수당도 올해 대비 약 27%(월정수당 70만원) 인상안을 마련했다. 인상안대로 확정될 경우 서구의원 의정비는 올해 4432만원에서 5272만원으로 인상된다.
대덕구 역시 의정비 인상률을 재심의한 결과 올해보다 37%(월정수당 80만원)가량 올리는 데 합의했다. 올해 2593만원이던 대덕구의원 월정수당이 3553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내년도 의정비는 4837만원으로 올해(3913만원) 대비 1000만원 가까이 인상된다.
유성구의회는 올해 대비 27%(월정수당 60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따라서 내년도 유성구의원의 의정비는 4703만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의정 활동을 보여주지 않은 채 의정비만 올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여론조사 방식으로 의정비 인상률을 확정키로 한 서구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의회는 이달 공청회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