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소비에 노출된 노인들 ‘속수무책’
잘못된 소비에 노출된 노인들 ‘속수무책’
  • 조강숙 기자
  • 승인 2006.03.10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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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소비문제

건강 관심, 잘못된 영업수법에 휘말릴 수 있어
제품설명회 빙자한 물품강매행위 등 주의해야

전 세계의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인구 고령화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인구고령화의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2005년 현재 평균 수명은 77.7세, 노인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9.1%로 438만 3천 명에 이르고 있다. 2018년에는 전체 인구의 14%, 2026년에는 20%에 이르러 전체 인구 5명 중의 1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로 바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즉, 현재는 생산인구 10명이 한명의 노인을 부양하지만, 2050년이 되면 3명이 2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2020년이 되면 유아와 아동 100명당 노인이 109명에 이르고, 2050년이 되면 유아와 아동 100명에 노인은 328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sisaforu 2005년 현재 대전시의 노인인구는 남자 689,340명(50.5%), 여자 679,621명(49.5%)이다. 핵가족화와 노인 단독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노인이 직접 소비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거래 당사자로서 특히 건강에 관심이 높고 호기심은 많은 반면 사회현실에 대한 인식이나 법적인 문제를 잘 몰라 쉽게 사기적인 수법에 휘말리고 있어 실버 소비자 계층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때 대전주부교실은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적으로 노년기를 보내는 것인지, 노년기의 경제활동, 사회봉사활동 등과 같은 생산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노년기의 삶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지에 대해 노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우선 1단계로 금빛평생교육봉사단원 30명을 대상으로 ‘실버 서포터즈로서 제2의 인생찾기’라는 주제로 2005년 8월 전반적인 소비자 교육과 함께 노년의 건강관리, 인형극, 여가관리, 상담기법 등의 내용을 교육했다. 여기에서 교육받은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9월부터 12월까지 노인대학 및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복지관, 아파트 단지내 노인정 등을 순회하며 노인 소비자 교육을 실시했다. 노인 소비자 교육의 필요성최근 노인을 복지 대상인 동시에 주체로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노인복지 정책상 변화뿐 아니라 노인 스스로도 노년기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 앞으로 노인인구가 건강하고 교육수준이 높고, 연금제도의 성숙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인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노년기에도 생산적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핵가족화와 노인 단독세대가 늘어감에 따라 노인들이 직접 소비생활을 영위하다보니 건강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높아져 자칫 잘못된 영업수법에 휘말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노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술 ① 신체, 정신적으로 약하고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이용한다.② 방문판매방식을 주로 이용한다.③ 노인정과 같이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이용하거나 일정한 장 소로 모이게 하고, 효도관광을 빙자한 무료관광이나 사은품, 유창 한 화술로 구매 유도④ 빈 상가나 사무실을 장기간 임대, 제품설명회를 빙자한 물품강매행위⑤ 일단 구매한 물품은 반품할 수 없다는 노인들의 체념심리와 해약 절차를 잘 모르는 약점을 이용, 무조건 떠맡긴다.⑥ 의료보조기나 치료기 등을 1개월 이상 무료로 체험하게 한 뒤 더 이상 무료체험 행사에 참여하기가 미안하게 만들어 판매를 강요하는 무료체험 행사 상술⑦ 경로잔치나 무료건강 강연회를 열고 노인들에게 인기 있는 연예인을 내세워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건강 강연회 수법 이용⑧ 설문조사, 추첨을 통한 무료 증정을 핑계로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면서 판매하는 상술⑨ 종교행사를 빙자한 수법으로 절의 낙성식에 초대하겠다는 스님의 설명에 주소와 설명을 적게 하고 1주일 뒤 건강식품과 대금청구서를 집으로 보내오는 수법 이러한 경우 대부분 고가의 상품이면서도 수입이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칫 가정불화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노인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직접 매장을 찾기가 불편하고, 매장을 찾더라도 자주 바뀌는 상품 모델과 지나친 외국어 사용, 설명서의 작은 글씨를 이해하기 곤란한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상품에 대한 정보획득을 신문, TV, 라디오 등 객관적 수집보다는 가족, 친지, 친구 구전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고, 방문판매 등에 의한 피해가 생기더라도 피해보상 절차를 모르거나 귀찮아서 포기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실제로 노인들이 상품구매시 겪는 일반적인 애로점을 10가지 정도로 분류한 결과를 보면, 노인들은 가장 큰 애로점으로는 ‘상품설명서 내용이 어렵고 외래어가 많아 이해하기 힘들다’(78.8%)를 꼽고 있다. 다음으로는 ‘상품 설명서의 글자·표시가 작아 알아볼 수 없다 (78.0%)’, ‘새로운 가전기기 등 상품이 복잡해서 다루기 어렵다 (67.8%)’는 의견 순이었다. ▲ sisaforu
피해사례와 예방 및 대처요령
1. 사은품 제공 : 쓰레기 봉투, 음식물 발효제 등 각종 사은품을 제공한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거나 무료 사은행사라면서 제품을 증정한다며 현혹한다. 그 중 사리판단이 흐리고 정보가 부족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이름 주소를 알아내 무조건 집으로 제품을 배달하고 지로로 대금을 청구한다.
사은품을 받으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무리해서라도 제품을 구입하게 되는 심리를 이용하는 상술이다. (사은품에 현혹되기보다는 계약조건, 품질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습관을 들인다. 사은품으로 보기에 과하다고 생각되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이 아닌지 확인한다.)

2. 강연회 : 노년층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강 등을 주제로 사회 유명 인사들을 강사로 내세워 강연을 무료로 개최한다. 강연이 끝나면 참석자 명부를 만든다는 핑계로 이름과 주소 확인 후 제품을 나눠주고 집으로 대금을 청구한다.
참가자들이 속해있는 각종 친목단체나 불법 개인정보 제공회사 등을 통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있는 경우로 개인정보의 유출이라는 문제점까지 안고 있다. (강연회 참석 전에 주최측의 강연 목적을 확인한다.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청약 철회를 대비해 판매처의 전화번호와 제품가 등이 기재된 계약서를 발급하도록 요구한다.)

3. 효도관광 :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전형적인 악덕상술의 한 유형이다. 온천이나 유명 관광지를 무료로 또는 값싸게 구경시켜 준다고 단체로 회원을 모집한다. 막상 관광지에 도착해서는 공장 견학을 핑계로 강의실에 모아 놓고 고가의 건강식품, 도자기, 의료 보조기구 등을 강매한다. (너무 저렴하거나 무료로 제공되는 관광에는 되도록 참가하지 않도록 한다.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반드시 구입가, 연락처 등이 기입된 영수증이나 계약서 등 서면으로 된 증빙서류를 받는다.)

4. 경로잔치(제품설명회) : 상가나 사무실을 6개월 정도 임대해 상설제품 전시장을 차려 놓고 현혹한다. 하루 두세 차례 게임, 노래 등의 여흥과 건강강좌, 사은품을 미끼로 사람들을 모아 고가의 건강관련 제품을 강매하는 형태다.
이 상술은 참가자들을 그룹별로 묶어 회원으로 관리해 소속감을 심어주고 사은품을 제공하면서 판매 경쟁을 부추긴다. (이웃 사람이나 친지들이 여흥을 제공하고 사은품을 주는 곳이 있다고 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 일단 구입했다면 영수증과 계약서를 맡아 잘 보관한다.)

5. 공공기관 사칭 : 노인, 주부만 있는 시간대에 방문하여, 동사무소에서 인구조사나 쓰레기 봉투를 나눠주러 왔다거나, 보건소에서 건강 관련 설문조사를 왔다고 속여 소비자를 안심 시키고 제품을 강매한다. 가스공사 직원을 사칭해 가스가 샌다면서 가스레인지나 가스경보기를 판매하기도 한다.
(관공서는 대체로 방문 사실을 미리 알리므로 사전에 예고 없이 찾아오면 소속방문 목적을 아파트 경비실이나 해당 관청에 문의해 확인한다. 청구서가 배달되면 정말 납부해야 할 고지서인지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납부토록 한다. )

6. 경품 당첨 : 냄비, 그릇 세트 등 주방용품이나 서적 등의 판매에 주로 사용되는 상술. 역전과 노상에서 무료로 증정 추첨을 한다면서 사람들을 모으고 성명, 주소 등을 알아낸 뒤, 당첨된 사람 집으로 제품을 배달하고는 일방적으로 대금을 청구한다. (행사 주최측을 확실히 알아두고 모르는 사람에게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는 알려주지 않도록 한다. 자기의 뜻과 무관하게 물품이 배달되었을 때는 즉시 우체국에 가서 서면으로 해약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다.)

7. 종교행사 빙자 : 신앙생활을 하는 노년층이나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노상에서 성전 증축 등의 명분으로 서명을 받고 성화나 건강식품 등을 무료로 증정한 뒤 일방적으로 대금을 청구한다. 피해를 입은 노인들은 믿고 있는 종교와 관련되기 때문에 쉽게 피해구제를 요청하지 못한다는 것을 노린다.
(노상에서 종교인을 사칭해
이뤄지는 행사는 대부분이 이처럼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악덕상술이므로 이름과 주소를 적어 달라는 요청은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8. 신용카드 도용 : 신용카드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에게 접근하여 카드를 잠깐 보여 달라고 하고 임의로 전표를 끊어 대금을 청구하는 상술이다. 주로 할인 회원권 판매에 많이 이용한다. (노인들은 신용카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그 사용에 있어서도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신용카드는 결제할 때 반드시 본인이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해야 한다. 타인에게 신용카드를 빌려주거나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다.)

▲ sisaforu
노인층에 필요한 소비자 보호 장치
이처럼 노인 소비자는 젊은 층의 소비자와 의식이나 환경 면에서 큰 차이가 있고 여러 가지로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는 취약한 소비자 계층이다. 따라서 노인 소비자는 별도로 구분하여 그들에게 맞는 소비자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전 주부교실에서 제안하는 부문별 구체적인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다.

1. 노인 소비자를 소비자로 인식하는 사회분위기 조성 : 노인들의 소비활동이 점차 활발해지며, 노인들의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므로 노인 소비자를 소비자로 인식하여 각종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2. 실버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 마련 : 정부 차원에서 실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실버산업은 영리활동인 동시에 복지 활동이므로 실버산업 운영자에 대한 적절한 금융지원 및 세제혜택 등을 줄 필요가 있다.

3. 상품 설명서의 표시, 내용 개선 : 노인들이 상품 설명서를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노인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설명서 내용을 쉽게 하거나 표시를 크게 하는 방향으로 상품 표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4. 주택의 안전점검 강화 : 가정 내 노인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주택의 안전 저해요인을 제거해 방지할 수 있는 만큼 주택 안전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5. 개별법에 노인 소비자 보호 별도 조항 마련 : 노인 소비자 피해가 많이 일어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65세 이상 노인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조항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청약철회 기간을 특별 연장하고 계약할 때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노인소비자용 약관과 계약서를 제작하고 이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6. 성년 후견인 제도 개선 : 미성년자와 동일하게 노인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후견제도를 도입하되, 대상자의 자존능력, 보호를 필요로 하는 필요성 정도에 맞게 탄력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민법의 ‘자연인의 권리능력에 관한 부분’과 같은 종전 법률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7. 노인 소비자를 위한 교육과 상담 체계 구축 : 노인학교에 소비자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하고 소비자 단체 등에서 노인 소비자 교육을 실시해 소비생활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소비자 상담 기관에 노인 전용 상담 창구를 설치하고 전국적으로 동일한 전화번호의 노인 전용 상담전화를 마련해 어디서든 쉽게 소비자 상담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노인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
- 건강식품·용품의 효능·효과에 대해 지나치게 과신하지 않는다.
- 사은품에 현혹되지 않는다. 
- 일반 상점이 아닌 곳에서 물품을 구입할 때는 계약서를 꼭 받아둔다.
- 구입 후 14일 이내에는 반품 또는 계약해제가 가능함을 기억한다.
- 계약관련문제 발생시 소비자 보호기관과 상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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