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권주자 너도나도 '충청 대망론'...지역 공약은 '제로'
野 당권주자 너도나도 '충청 대망론'...지역 공약은 '제로'
  • 김용우 기자
  • 승인 2021.06.04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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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충청권 합동연설회
주-나 '충청대망론' 띄우기
이, 공정경쟁 '공교육 강화'
홍, '경륜↑' 적임자 자처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4일 '충청 대망론'을 꺼내며 충청 당심을 공략했다.

이날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를 통해서다.

원대대표 출신인 주호영·나경원 후보는 '윤석열 마케팅'에 주력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의 고향이 충청도인 점을 들며 충청 대망론을 끄집어냈다. 그를 영입해 유력 대권주자로 세우겠다며 충청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한 것. 반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후보는 지역현안과 대선 이슈를 배제하고 '공교육 강화'라는 화두를 제시해 차별화를 뒀다.  

나경원 후보
나경원 후보

먼저 나경원 후보는 "충청 대망론 때문에 마음이 들뜨시지 않나"라며 "당 안에도 훌륭한 후보가 있지만, 당 밖에도 훌륭한 후보가 많다"고 윤 전 총장을 언급했다.

이어 나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벌써 '윤석열 파일'을 운운한다"며 대선 후보 경선 절차 중 하나로 네거티브 대응팀 구성을 제시하며 윤 전 총장 보호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당헌이 있는 예비후보 등록제를 적극 활용하고 모든 후보들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해 경선 전에 판을 깔겠다"라며 "완전국민경선제로 더 많은 국민들이 참여해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국민의 대통령 후보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후보
주호영 후보

주호영 후보는 영남의 전폭적인 지지 위에 충청의 주자를 세워 충청 대망론을 현실론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는 영남권인 자신이 맡고 대선 주자는 충청권 인물로 세워 충청대망론을 실현시키자는 얘기다.

민주당의 대선 승리 공식, '호남 출신 당 대표+영남 대선 후보'에 맞설 '영남 출신 당 대표+충청 대선 후보' 조합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 후보는 "충청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종필 전 총재께서 다 못 이루신 충청 대망론이 충청 현실론이 될 수 있다"라며 "당 밖에는 윤석열 전 총장, 김동연 전 부총리 등이 있고, 당 안에는 정진석 의원, 이완구 전 총리와 같은 탁월한 지도자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
이준석 후보

이준석 후보는 지역과 무관한 공정 경쟁을 위한 공교육 강화를 제시했다.

이 후보는 "학생들이 물고 태어난 수저의 색깔 때문에 꿈을 지워 나가야 하는 사회는 공정하지 못하다"라며 "경쟁의 출발선에 서기 전까지 아이들이 부족함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어떤 선동가가 교육의 기회를 잃어가는 아이들을 내버려두고 나중에 그들이 뒤처졌다는 이유만으로 매달 10만원을 주는 것이 복지정책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저는 완강하게 거부하겠다"라며 "그 10배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그들을 다시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복귀시킬 수 있도록 국가가 교육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단 하나의 어린 학생도 낙오시키지 않도록, 한국형 낙오방지법과 공교육 강화에 대한 해법을 만들어 내겠다"라고 약속했다.

홍문표 후보
홍문표 후보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 의원인 홍문표 후보는 경륜을 강조, 당 대표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홍 후보는 "충청 대망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충청권이 주먹 쥐고 일어나야 바로잡을 수 있다"며 "저는 다섯 번의 대통령선거를 치러봐 정당, 조직, 정책, 선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의 충청 홀대론도 꼬집었다. 홍 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균형발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충청권은 아직도 디젤 기관차로 오가고 있다"면서 "혁신도시법을 만들었는데 정부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거티브 전략을 펴고 있는 나경원·주호영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저는 아주 추잡스러운 것을 보고 있다. 일대일로 치고받고 싸우다 안 되니까 패거리 싸움을 붙었다"라며 "솔직히 주호영 후보나 나경원 후보는 도긴개긴이다. 한 번 실패한 장수는 다음 전쟁에서 쓰지 않는다. 그런데 또 쓰려고 한다면 이 전쟁은 필패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경태 후보
조경태 후보

마지막으로 조경태 후보는 청년 창업 정책을 약속했다.

조 후보는 "청년들에게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1000만원 줄게, 2000만원 줄게 하면서 우리 청년의 자존심을 건들인다"라며 "당대표가 되면 우리 청년들에게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지 창업할 수 있는 창업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유튜브,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을 이끌어나가는 세계 기업들의 창업자들은 다 20대 때 창업했다. 우리나라도 삼성, 현대는 창업주가 20대 때가 창업했다"라며 "청년들이 창업국가, 창업정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당 대표 후보들은 '충청 대망론' 등 추상적 발언만 쏟아냈을 뿐, 구체적인 충청권 현안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지역 연설회에서는 지역 맞춤형 공약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연설회에선 민심 잡기 경쟁이 치열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방선거 및 총선에 '석패율제 도입'을 약속했으며, 나경원 후보는 정권 교체 후 '내각 30%' 호남 출신 배정, 주호영 후보는 '호남 의무할당' 등을 공약했다. 

대전의 경우 3년 전 지방선거에서 시장-구청장-시의원 한 석도 얻지 못했고, 1년 전 총선 역시 7개 지역구 모두 여당에 내준 만큼 이날 연설회를 본 대전지역 당원들의 허탈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준석 후보는 부산·울산·경남에 '데이터센터 건립' 공약을, 주호영·조경태 후보는 대구·경북을 방문해 통합 신공항 특별법과 포항 영일만대교 건설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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