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의 난청 노인들에 1억원 상당의 보청기 기증
끊임없는 노력과 내실 있는 경영으로 창업 5년 만에 국내유수의 보청기전문회사로 자리 잡은 향토기업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의 유동구(42) 사장.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110-2번지 소재의 자사건물 지상 2층과 지하 등 약 120평의 공간을 청주, 청원군의 노인들을 위한 실버대학으로 활용토록 제공한 것을 비롯 지난해 약 1억원 상당의 보청기를 도내 청각장애인과 난청노인들에게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충분한 자기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 그리고 욕심을 내지 않는 내실 경영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첨단 디지털 보청기
제조업체인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 유동구 사장의 인생철학이자 기업 이념이다.
어려운 시절 딛고 독일 오디폰사와
기술제휴
청주대학교 정문에서 청주시청 우측 방향으로 100m정도의
대로변에 위치한 흰색 3층 빌딩이 삼미음향기술(주)과 회르만보청기 전시장이 함께 있는 본사 건물이다. 지금은 어엿한 회사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는 지난 1999년 주성대학의 창업보육센터 내 20여 평 남짓한 연구공간에서 밤늦도록 샌드위치와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기술개발을 하던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98년 찾아온 국가적인 대란인 IMF시절
유동구 사장이 국내 최대의 기업부설 음향공학연구소의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던 당시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여 근무하던 연구소가 모두
폐쇄되었다.
유 사장이 다니던 회사
역시 부도가 나자 대부분 연구원이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받기 위해 농성과 법적인 투쟁을 할 때 유 사장은 현실을 직시하고 발 빠르게 독일의
회르만그룹 오디폰사를 대상으로 국내 보청기업체와 15대1의 경쟁을 벌여 독일 기업과 보청기 기술제휴를 맺고 창업했다. 그 당시 국가적인 경제
대란인 IMF사태로 미래가 불확실하고 당장 생계가 막막할 때 정부에서 지급하는 고용보험도 한 푼 받지 않고 일자리를 창출한 점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창업 성공적인 기술기반 벤처기업으로 성장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는 이제 자체 기술개발로 탄생한 첨단 디지털 보청기로
금년부터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돌입하였다. 지난달엔 서울에 소재한 수입업체와 년 간 20억원의 영업계약도 체결했다.
주성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겸직하던 전임교수직을 사임하고 청주시 우암동 110-2번지 소재의 자가 구입한 3층 건물에
본사를 이전하고 1층에 회르만 보청기 전문 매장을 3층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공장시설을 완비하는 등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최근엔 순수 국내기술과 자본으로 무지향성 스피커를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제품은 기존제품의 성능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세계
최고의 고출력성능(600W급)을 자랑하고 있는데 스피커의 음향반사각도도 넓어 기존 스피커에 비해 최대 1/5 까지 스피커 설치 숫자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스피커 설치가 용이하며 방향조정의 어려움이 개선되었고 잔향음(에코)이 심한 공간에도 적합하다. 이런 끊임없는
연구 개발 결과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는 지난 2000년 벤처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전국 음향, 오디오 기술발표대회’에서 2년 연속
산자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서울 출신인 유동구 사장은 경기도 광주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고등학교를
거쳐 86년도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거쳐 92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대학 졸업 후 종업원 5천명 규모의 국내
굴지의 음향기기 제조기업인 (주)NK텔레콤에 입사하여 연구 분야에 근무하였는데 근무한지 얼마 안돼 회사가 서울에서 충북으로 이전함에 따라 충북과
인연을 맺게 되어 지금은 청주시가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이전 후 주변 지역에 부품소재 업체가 전무하여 자신의 승용차로 연간 20만 킬로를
주행하며 일본 소니사의 부품 점유율을 독점하고 1000명 규모의 매출물량을 확보한 일과 삼성전자에 월간 2~3천만 원 정도의 매출을 신제품으로
승부하면서 경쟁사인 삼성전기를 추월하고 10배 이상의 매출신장을 달성한 일 등은 정말 신나고 보람 있었던 일이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시기에 IMF
또한 연구소 근무당시 중국에 현지공장이 있는 관계로 중국 실정과 성장 과정을 통해
국가적으로 매우 경계해야 하는 실체로 인식됨에 따라 연구소 내에 자주 기획팀을 담당하여 한국에서 제조할 수 있는 아이템을 신규 사업으로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기술이 바로 보청기였다고 한다.
1차로 임상실험을 통해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삼성기술원과 국산화 개발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중 삼성과의 공조로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국내보청기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아주 중요한 시점에 IMF라는
사태를 맞아 그동안 수고한 모든 노력이 한꺼번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며 아쉬워했다.
그로 인해 한동안 실의에 빠진 유 사장은 고민 끝에 같이
근무하던 부하 직원들을 설득하여 창업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때맞추어 정부에서는 경제 살리기 정책의 한 일환으로 충북 청원군 소재의 주성대학 내에
창업보육센터를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다. 그러나 당장 생계비조차 조달되지 않는 상황에서 창업을 시작한다고 하면 모든
사람들이 반대할 것이 예상돼 약 반년동안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도 있다.
더욱이 청주가 타향이라 도움을 청할 연고가 전혀 없어
실업급여라도 생활비에 보태려고 노동부를 찾아가 담당 공무원에게 상담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직장인이 아닌 창업자는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되어
한 푼도 지급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었고 집에 있는 철모르는 아들이 배고프다고 울어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무능함에 한때는 죽고 싶은 충동과 함께 비애도 느꼈다고 한다.
국내서도 제조업의 가능성을 보여준
기업
이처럼 매출이 전무한 상태에서 기술개발 후 사업자금이
부족하여 갈등을 하고 있을 무렵 독일의 상공회의소 주관으로 보청기사업 기업가를 모집한다는 공고소식을 들었다. 당시 국내에서 독일의 회르만그룹과
제휴를 하고자하는 기업은 15개 업체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이 같은 사실은 모든 언론에 기사화 될 정도로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실적도 없고 지방에 위치한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최종파트너로 선정된 비결에 대해 유 사장은 자신의 솔직하고 정직한 모습과 젊음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신뢰감 등이 높이 평가되었던 것
같다고 전한다.
독일 출장
중 회르만 회사와 계약서 체결 시 유 사장이 제시한 조건은 직원들조차 무리한 요구라고 반대하였는데 결국 유 사장의 고집대로 독일 회사의 지원을
받아낸 일화는 지금까지도 직원들의 입소문을 통해 뚝심 있고 배짱 두둑한 괴짜사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장의 이익추구 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적인 거래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한 유 사장은 특히 선진국 국민들 일수록 더욱 이러한 사고방식이 투철해 오늘날 그들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서 그래서 삼미음향기술(주)의 영업 방침도 무엇보다도 ‘신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또한 회사 발전과 함께 더불어 사는 점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10억 기술개발비 투자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
이제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업자원부의
보청기 부품소재기술개발 사업자로 선정되어 10억원의 기술개발 비를 투자하여 제품을 개발하여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특히 과기부인정
기업부설 보청기연구소를 설립 인가 받아 첨단디지털 보청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였으며 이를 기존의 아날로그 보청기의 대체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물량을 확보하여 납품함으로 마진율이 작고 판매처도 대기업에 종속되어 매출은 높지만 영업이익은 저조해
주로 거품실적에 비유하는 것에 비하면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는 자체 개발한 고유 브랜드로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거품이 빠진
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여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장점을 갖고 있다.
품질불만의 주범은 아날로그 방식 증폭기
따라서 유 사장은 막연히 의존적인 기업 경영 보다는 스스로
시장을 파악하고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여 승부를 거는 방향으로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를 경영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특히
난청인구는 높은데 비해 병원의 치료로 해결 못하여 최종적으로 보청기를 선택한 사용자들이 불만의 소리가 매우 높은 품목 중의 하나가 보청기인데 그
이유는 본인이 원하는 소리의 품질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리에 대한 품질불만의 주범은 아날로그 방식 증폭기이며 옛날
돋보기안경이 글씨만 크게 하듯 단순히 크게만 해주는 기능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로 선진국은 아날로그 방식은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기술은 디지털 방식의 증폭기로 대체되고 있는데 아직도 국내는 90%가 아날로그를 구입하여 사용하므로 이러한 문제는 한동안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최첨단 디지털보청기 국산화 성공, 신제품 출시
이러한 시점에서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는
2006년 디지털보청기를 개발하여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면 수입에 의존하던 보청기 가격이 대당 최하 200만 원 이상 하던 것이 국산화함으로
100만 원대 까지 낮출 수 있어 난청환자는 물론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청각장애인들과 난청노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찾아주기 위해 보청기 사업에만 몰두 해온 유 사장은 자신이 만든 보청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길 기원한다며 “이 일을
천직으로 알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라고 소신을 피력한다.
2005년을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의 영업 원년으로 매출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2007년 까지 매출 150억원 달성 목표로 비록 느리지만 내실 있고
미래 지향적인 알짜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유 사장의 바람이다.
정부의 차세대 성장 동력 10대 품목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미음향기술(주) 회르만보청기는 앞으로 충북지역 젊은이들의 일터로 지역 경제의 버팀목으로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유 사장의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최원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