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예술은 대등한가?
권력과 예술은 대등한가?
  • 편집국
  • 승인 2006.02.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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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의 영화콤보

▲ 김수환 씨너스 대전점장
지난 1월 연극 ‘이(爾)’를 원작으로 개봉한 영화 ‘왕의 남자’가 예상외로 영화판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간판급 스타를 기용한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쏟아 부은 블록버스트급영화도 아니었기에 모두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제작사 이글픽쳐스와 씨네월드도 뜻밖의 호황에 경사가 났을 터이고, 극장도 이 영화 덕에 연일 매진 행렬이 계속되니 웃음이 절로 났을 터. 이미 ‘황산벌’이란 영화를 통해 시대극에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한 이준익 감독의 작품인 이 ‘왕의 남자’는 우선 비주얼적인 부분이 탁월하다.

의상, 세트는 말할 것도 없고 화려한 포스터와 제목만 보더라도 한번쯤 보고 싶어지게 한다. 사약을 받은 생모(윤씨)의 비밀을 알고 무오-갑자사화의 참극을 저지른 연산군의 역사 속 실제 이야기에다 가난과 천시에서도 삶의 낭만과 유희를 즐겼던 광대들의 신명난 모습을 반영시켜 스토리상으로도 지루하지 않고 감동과 재미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로 남기에 관객들의 입소문은 지금도 오르내리고 있는게 아닐까?

▲ 왕의 남자 각설하고, 이와 비슷한 영화가 이미 국내에 개봉되어 소개하려 한다. TV프로그램 중 ‘영화대 영화’란 코너를 아는지. 이 코너에 걸맞는 작품이 바로 ‘왕의 남자’와 ‘왕의 춤’이 아닐까. 이 영화는 2000년 프랑스 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뒤 이듬해 몇몇 극장에서 개봉하고 초라하게 사라져간 명작 중 하나.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음악과 희곡을 결합하여 궁정에 새로운 형태의 극을 보급하려는 태양왕 루이 14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파리넬리’ ‘가면속의 아리아’에서 시대극을 화려하게 그려낸 제라르 꼬르비오 감독이 다시 한 번 화려한 의상과 무대 연출 실력을 자랑했으며 그해 깐느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크림슨리버2’ ‘피아니스트’등을 통해 알려진 조금은 친숙한 ‘베누아 마지멜’이 춤추는 루이 14세를 연기한다. 태양왕 루이 14세.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일생을 태양같은 인물이 되기를 꿈꿨다. 그리고 그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음악과 춤 그러한 예술을 통해서 얻고자 했던 것이다. 늪지대를 초호화 궁전으로 만들고 전쟁야상에서도 음악을 즐겼으며 죽기 직전까지도 낭만과 예술을 사랑한 왕의 이야기, 또 그 왕께 버림을 받아가면서도 왕을 떠나지 않고 피를 토하고 죽어가며 연기를 하고 발등이 찢어지면서도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 그의 광대들이기에 무대 위에서 그들의 죽음과 상처는 슬프고도 아름답다. 이 영화는 분명 헐리우드 영화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프랑스라는 자국 영화만의 분명한 색채감과 음악이 있는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 왕의 춤
 ‘왕의 남자’ 연산군도 그러했고 ‘왕의 춤’ 태양왕에게도 권력과 예술은 서로 공생관계였음이 절실히 드러나 보인다. 베르사유 궁전만 보더라도 태양왕의 권력과 실세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금빛 분장을 하고 무대 위를 오가며 춤을 추는 절대 권력의 왕. 그의 금빛 카리스마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번호부터 씨너스 대전점 김수환 점장의 ‘영화콤보’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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