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코로나 예방 캠페인 단체 동원 논란
대전시 코로나 예방 캠페인 단체 동원 논란
  • 성희제 기자
  • 승인 2020.06.24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임 자제 호소 하며 주민자치회 등 단체 동원 행사 추진
일부 캠페인 참가자 '생활 속 거리두기' 무색한 모습 연출
허 시장 모임 자제 호소와 정면 배치... 이율배반 행정 평가

대전시의 코로나 19 확산 방지 정책을 놓고 ‘겉과 속이 다르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관변단체를 동원한 캠페인을 추진해 ‘이율배반’(二律背反) 행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시가 추진한 '코로나 19 방지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 홍보 캠페인'에 참가한 단체 회원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이 캠페인을 놓고 시에서 모임 자제를 당부하며 단체 회원을 동원한 것은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가 추진한 '코로나 19 방지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 홍보 캠페인'에 참가한 단체 회원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시에서 모임 자제를 당부하며 단체 회원을 동원해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내달 5일까지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돌입했다.

시는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 기간 동안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모임 자제를 비롯해 ▲개인 위생 철저 준수 ▲유흥업소 방문 자제 등을 당부했다.

특히 시는 각급 자지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체육시설 등 공공이용시설을 잠정폐쇄하고, 생활 속 방역지침 위반 시에는 손해배상청구 등 강력한 처벌을 병행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막아 코로나 확산을 최대한 저지, 시민 건강을 지키겠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구상은 시에서 관변단체를 동원해 추진한 ‘코로나 19 방지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 홍보 캠페인’으로 인해 무색해진 상황이다.

시는 최근 새마을회, 적십자봉사회, 주민자치회 등을 대상으로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 홍보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주요 네거리, 지하철역 등에서 각 단체별로 20여 명이 참여해 2-4명 규모로 손피켓 또는 현수막을 들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홍보해 달라는 것이 골자다.

문제는 이 같은 캠페인을 진행하다가 자칫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실제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 단체에서는 생활 속 거리를 두지 않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위험천만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 A씨는 "코로나 19 확산이 우려되는데 이런 캠페인을 꼭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코로나 걸리지 말란 보장이 있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시의 관변단체 동원 캠페인은 허태정 대전시장의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다.

시의 수장인 허 시장이 연일 생활 속 거리두기와 함께 모임 자제를 호소한 상황에서, 일선 실국이 이에 정면으로 반하는 캠페인을 추진하며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 것.

허 시장은 “보건 당국의 철저한 방역활동과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진다면 이 어려움(코로나 19)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는 말로, 모임 및 접촉 자제를 당부해 왔다.

논란에 대해 시 담당 부서 담당자는 시청사에 입주한 단체인 대전사랑운동센터와 협의해 진행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키웠다.

시 관계자는 “대전사랑운동센터와 협의해서 하는 것”이라며 “거기에서 안한다고 하면 저희가 강요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본인들 단체에서 하기 싫으셨으면 우리는 이런 것 때문에 못하겠다고 하면 된다”면서 “안한다고 하면 되는데 왜 의사 표현을 안하고 의회에다 전화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의사표현 통해 그 분들이 안하겠다고 하면 다른 단체에서 할 수도 있다”며 “어느 단체인지 한번 확인해봐야겠다”고 피력, 묘한 여운도 남겼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