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니만 못한 대전시 여론조사
안 하니만 못한 대전시 여론조사
  • 김용우 기자
  • 승인 2019.07.08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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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시장 시정평가 여론조사 자의적 해석 논란 일파만파

대전시가 민선 7기 1주년을 맞은 허태정 대전시장의 시정 평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시는 '보통'으로 평가한 응답을 '만족한다'고 발표해 왜곡된 결과로 해석했다는 혹평과 함께 안 하니만 못한 여론조사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청
대전시청

앞서 시는 만 19세 이상 시민 2295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7일까지 약 한 달간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 시정 운영 만족도 결과를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허 시장의 시정운영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만족’한다는 응답은 28.2%에 그쳤다. 보통을 택한 응답자는 37.4%, 불만족은 28.2%, 잘모름은 6.3%를 각각 기록했다.

문제는 대전시가 ‘대체로 만족한다’가 65.6%로 시민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석 한 점이다. ‘만족’한다는 응답률 28.2%와 '보통' 응답률 37.4%를 더해 시민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공표한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전시정에 대한 전망(기대도) 부분에서도 시의 해석은 동일했다. 시가 향후 시정 운영에 대해 ‘지금보다 잘 할 것이다’라는 응답이 70.5%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발표한 것.

하지만 실제 응답 결과를 보면 ‘지금보다 더 잘할 것’이란 응답은 22.5%에 그친 반면, 지금과 비슷할 것이다(48.0%)와 지금보다 못할 것이다(17.3%)라는 전망이 전체의 65.3%p에 달했다. 이 응답에서 잘모름은 12.1%이다.

게다가 이번 여론조사가 과연 시민을 위해 실시됐냐는 점에서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단지 대전시장 개인의 점수를 매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게 시청 안팎의 여론이다.

앞서 지난 4월 시 대변인실은 대시민 여론조사비 명목으로 1억5천만 원을 편성했다.

당시 예결위원인 김찬술 시의원은 여론조사비에 대해 “예산낭비”라며 반대 입장을 내놨었다. 집행부의 무차별적 용역 남발이 만연한 상황에서 여론조사가 과연 필요하냐는 게 김 의원의 당시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번 여론조사에 총 2273만원을 소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의회 내에서도 여론조사 적절성을 놓고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최근 LNG 발전소 유치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같은 시민들 간 첨예한 갈등을 빚는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가 필요한 것이지, 대전 시장의 만족도 평가는 시에서 할 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한국당 대전시당도 8일 논평을 통해 "난독증에 가까운 자의적 분석 및 여론과 한참 동떨어진 자화자찬으로 시민들을 호도했다"고 대전시를 비난했다.

시당은 "여론조사에 전국적인 신뢰도 있는 기관을 배제시켰고, 조사기간이 무려 한 달 가까이 진행돼 일반적인 조사 원칙에서 한참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 중 시정 만족도와 시정운영 기대 항목 분석은 심각한 왜곡수준이다. 만족도 항목의 ‘보통’을 만족으로, 시정운영 기대항목의 ‘지금과 비슷할 것이다’를 긍정적인 기대로 둔갑시켰다"고 했다.

한편 시는 이번 조사결과 민선 7기 출범 이후 아쉬운 점은 일자리 감소 등 지역경기침체(46.9%), 세종시로의 이주 등에 따른 대전인구감소(25.3%),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등 지역현안 갈등(8.1%),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에 따른 지역 간 과열경쟁(7.7%)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가장 큰 성과를 꼽는 질문에는 트램건설 확정(32.6%), 교육복지 확대(11.7%), 4차 산업혁명특별시 육성(10.3%), 국비 3조원 이상 확보(9.2%), 어린이재활병원 유치(7.9%), 3.8민주의거 국가기념일 지정(2.5%) 순으로 응답했다.

앞으로 시가 중점 추진해야할 과제는 일자리사업 확대(38%), 지역 균형발전 도모(23.1%), 대전 혁신도시 지정(14.4%), 미래먹거리 신산업육성(12%), 대전방문의해 성공적 추진(5.3%)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민선7기 1년에 대한 주요성과, 아쉬운 점, 향후 중점추진 과제 등 4개 분야 7개 항목에 대해 전화면접 설문조사 방법으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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