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발견 못해, 진실 영원히 묻힐 수도
유서 발견 못해, 진실 영원히 묻힐 수도
  • 편집국
  • 승인 2005.11.2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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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총장 집무실 컴퓨터 수색했으나 찾지 못해, 부검 결과 질식사 확인 자살 잠정 결론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의 사망원인은 질식에 의한 자살로 부검 결과 밝혀졌다. 또 이씨 사망의 구체적 배경을 밝혀 줄 유서는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 변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광주 서부경찰서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원에서 30여분 동안 이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경부압박, 즉 목 부위가 눌려 질식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외부 타박상이나 위장에서의 독극물 등도 발견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국과수 쪽의 소견이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 전 차장이 도청사건 수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에 못이겨 총장 관사 아파트의 베란다 빨래봉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

사망원인은 경부 압박, 타살 가능성 없는 것으로 결론

자살의 직접적 배경을 밝혀 줄 단서인 유서의 존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전 차장의 사망 원인 등을 밝혀줄 유서를 찾기위해 이날 하루 아파트와 총장 집무실 컴퓨터 저장 내용 등을 집중 수색했으나 유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만 이 전 차장의 주변인들의 이메일 등에라도 유서 형식의 글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지만 평소 이 전 차장이 내성적인 점을 미뤄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다.

결국 경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유서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 전 차장의 사망배경은 물론 도청 사건과 관련한 진실이 영원히 묻히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차장이 총장으로 재직했던 호남대학교는 유족과의 협의에 따라 오는 23일 10시 30분 호남대 광산캠퍼스에서 학교장으로 장례를 치른 뒤 전북 완주군 선영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또 시신은 병원에 안치하되 오후 3시부터는 광주시 호남대 광산과 쌍촌 캠퍼스에 빈소를 마련해 조문객을 받고 있다.

한편 호남대 건물에는 이수일 총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만장이 내걸리고 교직원들은 추모 리본을 차고 업무를 보는 등 추모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집무실 등 수색했으나 유서 발견 못해

지난해 4월 고 김인곤 광주대 이사장과 박태영 전 전남지사에 이어 20일 호남대 총장인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호남대학교는 물론 광주지역은 또한번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출근길에 나선 각 대학 관계자들과 직장인들은 이날 밤부터 들려온 이 전 차장의 사망 소식에 "어떻게 이런 일이 또다시 생겼는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전 차장이 총장으로 재직하던 호남대는 사망 소식이 믿기지 않은 듯 교직원과 학생 모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광주.전남총장협의회장으로 장례위원장을 맡게 된 이균범 동신대 총장은 "경찰 후배로 30년 넘게 알고 지냈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놀랍고 당혹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CBS 김형노 기자 khn5029@cb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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